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종영 후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막을 내렸다. 브런치 구독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 드라마에 대한 글을 연달아 세 개나 쓸 정도로 인상 깊게 본 드라마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며 본 드라마를 보내는 마음은 마치 오래 만난 환자와의 치유적 관계를 마무리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치료 기간 동안 정신과 의사는 환자에게 일어난 시시콜콜한 일상까지 알게 된다. 어쩌면 본인의 아내, 남편, 혹은 친한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않을 (사소한 것부터 비밀스런) 일들까지도.
드라마도 이와 유사하다. 우리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소소한 일상부터 인생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직접 함께한다. 혼자 우는 드라마 주인공과 그 순간을 오롯이 함께 하는 것은 시청자뿐이다.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성장을 응원하는 최고의 지원군이 된다. 같은 마음으로,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는 내내, 나는 희도와 이진을 비롯한 주인공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마지막 치료 회기를 마치는 환자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환자들은 웃음을 띈 채로 그동안 고마웠다며 악수를 건네고, 어떤 분들은 마치 다음 만남이 예정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한다. 드물지만 흐느껴 우는 환자들도 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주인공들 희도, 이진, 유림, 승완, 지웅이를 만나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젊음으로 반짝반짝 빛나던 내 십 대를 아름답게 떠올리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삼십 대 후반의 나에게 다음 회에 대한 기대로 주말을 기다리게 해 준 것도. 내가 그렇듯, 예전처럼 풋풋하진 않더라도, 그렇게 그들도 서울 하늘 아래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나도 마치 다음 회가 예정된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작별 인사를 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