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경 출간 예정입니다.
작년 이 맘 때쯤 두 통의 메일을 연달아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여러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한국 최대 규모의 출판사로부터 온 출간 제안 이메일이었고, 한 통은 기존에 정신 건강 관련 서적을 전문으로 편집하시던 에디터 분이 갓 새로 창업한 출판사의 출간 제안이었습니다.
두 편집자 분을 모두 만나 뵌 후, 이제 막 시작하는 출판사와 제 첫 책을 출간하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사실, 만나 뵙기 전에도 마음은 기울어 있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직 첫 책을 출간하기도 전이었던, 신생 출판사 대표님의 이메일이 제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었어요. 제 선택은 옳은 선택이었어요. 다년간 정신 건강 서적을 편집해오신 경험과 연륜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렇게 작년 5월에 계약을 맺은 후 일 년 간 편집자님과 주고 받으며 준비한 원고를 마무리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틈틈이 써온 글들을 되새겨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책의 내용은 제가 미국(주로 뉴욕)에서 정신과 의사로서 경험한 환자들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했어요. 제 브런치를 초기부터 봐오신 독자분께는 익숙한 글들일지도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 정신 건강에 대한 책이지만, 정신 건강 전문가가 아닌 우리 사회 누구나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글을 쓰고자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더 크게는 갈수록 분열되어가는 우리 사회에, 제가 정신과 의사로서 느낀 공감과 동행의 경험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책입니다.
모든 의사들에게 수련 기간은 특별한 시간입니다. 처음 환자를 대하는 마음은 남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정신과는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때만큼 온전히, 환자에게만 집중하며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 시간들을 이렇게 하나의 책으로 남길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물론 환자의 개인정보는 철저히 지켰습니다).
책을 쓰며, 과연 어떤 독자분들이 내 책을 읽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좋았던 것은 저의 첫사랑과도 같은 그때의 환자분들과의 시간들을 되새길 수 있었던 점이에요. 그때 그 할아버지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그 청년은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그렇게 그분들과의 소중한 기억을 되뇌이며 다시 걸을 수 있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출간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다시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브런치 독자분들이 아니었으면 이 책이 없었을 거란 생각을 자주 해요. 부디 좋은 책으로 보답드리고 싶습니다. 부족한 글 늘 읽어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