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마무리하며...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하는 포스팅을 올리는 시기가 왔네요. 연말에 우리가 더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에 이러한 감사 성향도 한 몫할지 모릅니다. 실제로 수많은 연구를 통해 감사하는 성향 (dispositional gratitude)은 여러 가지 신체 및 정신 건강 지표와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감사 성향이 높은 집단일수록 회복탄력성, 낙천주의 등의 성향 또한 높고, 반대로 우울증, 불안 장애, 자살 생각 등이 적게 나타나는 것이죠.
30대의 마지막 해이기도 한 2022년은 저에게 잊지 못할 한 해였습니다.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이라는 첫 책을 통해, 앞날이 전혀 안 보이던 의과대학 시절부터 꿈꿔왔던 ‘글 쓰는 정신과 의사’라는 꿈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고, 책은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의 지난 인생과 마찬가지로 올 한 해에도 수많은 분들의 도움과 더불어, 행운이 따랐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잘 압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인생이 얼마나 운, 혹은 불운에 의해 좌우되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하루아침에 찾아온 정신 질환이나 트라우마로 인해 인생이 180도 달라진 사람들을 진료실에서 마주할 때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적인 성공'이란 것이 얼마나 신기루 같은 지에 대해서 생각하곤 합니다.
부활의 김태원 씨는 거울을 보며, 늘 스스로가 거품이 아닌지를 돌아본다고 했습니다. 올해 들은 여러 말 중에서 유독 가슴에 오래 남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