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와 최신 연구 읽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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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어제 야근을 마치고 퇴근을 하면서 쓸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로운 마음에 애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외로움에 대해 시시콜콜 말하기보다는 오늘은 어떤 날이었는지 이야기 하기 바쁩니다. 전화를 끊고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왠지 모를 외로움은 여전히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외로움이 연인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쪽의 외로움이 덜하다면, 혹은 두 사람이 함께 외로움을 느낀다면 어떨까요?
2020년 3월에 발간된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에서는 외로움이 연인 관계에 미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외로움 수준이 서로 비슷할 때와 다를 때 연애 만족도가 달랐다는 점인데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파트너와 비슷하게 외로운지가 중요했습니다. 즉 외로움 수준이 파트너와 다를 때보다 둘 다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경우에 연애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반면에 남성은 파트너가 외로움을 느끼는지와 상관없이 자신의 외로움 수준이 낮기만 하다면 연애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남성은 함께 외로움을 겪더라도 연애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죠.
연구자들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파트너의 감정에 더욱 반응적이고, 특히 함께 외로울 때 파트너의 외로움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때문에 남녀가 함께 외로울 때, 여성은 관계에 변화를 주거나, 파트너를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장기적으로 관계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연구자들의 해석을 곰곰이 곱씹어 보면, 성별이분법을 떠나 '상대방의 감정을 충분히 살피고 헤아릴 수 있다면' 두 사람이 함께 외롭다고 해서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오히려 외로움을 토대로 장기적으로는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요. 오늘만큼은 이 기사를 구실로 상대방의 감정은 어떤지 물어보며 함께 이야기해보는 건 어떤가요?
- Mund, M., & Johnson, M. D. (2020). Lonely me, lonely you: Loneliness and the longitudinal course of relationship satisfaction.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