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비둘기를 싫어한다. 그것도 존나존나존나존나 싫어한다. 마음만 먹으면 이 페이지 전체를 비둘기에 대한 증오의 감정으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비둘기가 존나게 싫다.
사실 초등학생 때까지는 비둘기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땅에 있는 바보 같은 새 정도로만 그들을 인식하고 있는 정도랄까... 그러나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마음속 깊은 곳까지 비둘기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뿌리박게 되었다. 오늘은 그 끔찍하고도 충격적인 사건을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서술해 보겠다.
때는 2018년 필자가 좆중딩이던 시절, 학교 앞 분식집에서 파는 쌀떡꼬치를 사 먹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하교를 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거금이었던 1500원을 주고 크고 두꺼운 쌀떡꼬치를 먹고 있던 중, 나는 보고야 말았다. 차도에 있는 비둘기 한 마리가 지프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거대한 타이어에 깔려 죽는 광경을, 그 육중한 크기의 타이어에 그대로 밟혀 내장이고 뭐고 다 터져 나오는 광경을 말이다. 나는 큰 충격에 휩싸여 손에 있던 쌀떡꼬치를 놓치고야 말았다.(씨발!)
예전에도 참새가 하이힐에 밟혀 죽는 것을 본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스케일이 달랐다. 참새는 '찍!'이라면 비둘기 '뿌지직!'이었다. 피가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고, 아직 신경은 살아있던 모양인지 바닥에 짓이겨진 날개가 파닥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그 이후로 나는 비둘기가 내 곁에만 와도 발작 증세를 일으키게 되었다. 특히나 요즘에는 이 새끼들이 인간을 보면 도망가지도 않고, 겸상을 시도하기에 더욱 싫어졌다. 땅에만 있을 때도 좆같은데, 전깃줄 같은 공중에 올라갈 때는 언제라도 똥을 싸재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을 조성해서 더 좆같다. 비둘기들이 잔뜩 모여있는 비둘기 존은 또 어떤가. 거무죽죽한 비둘기들이 떼를 지어 얼기설기 뭉쳐있는 광경이란 정말.....
아무튼 현명한 독자들이라면 비둘기에게 간식을 주는 행위는 정말로 멈춰주길 바란다. 비둘기가 안쓰러워 먹이를 주시는 거라면, 나를 더 안쓰럽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