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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싱더바운더리 Aug 03. 2023

배움의 기회

만화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를 읽고서

만화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를 읽고 있는 데 거기 나오는 대사 하나가 내 마음을 때렸다.


성실한 사람들이 한 번의 실수로 극안인 취급을 받는 건 좋지 않아.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면 안 되는 거다 오우란.


요즘 시대에 잘못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면 그것이 작던지 크던지 간에 정말로 극악인 취급을 받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된 주호민 작가의 잘못이 삽시간에 인터넷 각지에 확산되는 것을 보았다. 일명 '렉카 유튜버'들이 기다렸다는 것이 그의 잘못을 옮기고 대중들은 다 같이 돌을 던지는 상황, 내가 느낀 감정은 섬뜩함이었다.


히스레저

물론, 그의 잘못을 옹호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돌을 던지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일생에 단 한 번의 순간이라도 당신들은 잘못을 저질러 본 적이 없는지. 살면서 잘못이란 걸 해보지 않은 인간은 없다는 것, 그것인 나의 일종의 믿음이다. 하지만, 나와 가까운 이들이 그들의 잘못을 털어놓을 때, 나는 그들에게 미운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의 죄는 미워할 수 있겠지만, 사람으로서 그들은 미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람은 좋아하되, 그들의 죄까지 좋아해선 안된다. 히스레저가 연기했던 '조커'라는 인물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그의 범죄를 모방한 사건도 있었을 정도이니, 이 점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돌을 던지는 이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돌을 던지는 진정한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그저 '재미'라면 그것은 말할 가치도 없다. 논외다. 그러나 누군가의 잘못으로 하여금 자신이 상처를 입었다는 이유로 돌을 던지는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만화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에서 나오는 또 다른 대사를 들려주고 싶다.

"자신이 입은 상처가 핑계가 될 순 없는 거야. 그런 자각이 없는 인간들이 가장 위험하지, 반성하질 못 하거든."
"정의랑 연결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더더욱 위험하고"


우리는 현재 필살적으로 잘못을 조심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순간의 실수 한 번에 이른바 '인민재판'이 열리게 되는 시대가 도래한 까닭이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이렇게 답할 수도 있다.

"그럼 잘못을 안 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하다. 잘못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인간은 그 누구도 없다.


그렇기에 나는 돌을 던지자는 입장에 굉장히 회의적이다. 사람을 잘못을 하고 그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현상을 실제로 경험한 입장으로써 나는 이를 강하게 믿는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다.'인 것도 이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지금의 세태는 잘못을 통해 배울 기회 자체를 없애버리는 추세이다. 반성하지도 못할 정도로 무참히 밟아버리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이렇게 해서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정말로 중대한 죄라면, 그것을 처벌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또한 반성하는 것은 죄를 저지른 개인의 몫이다. 여기서 우리들의 몫은 과연 무엇일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남을 향한 비판도 존중하는 입장이지만, 그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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