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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TerJay Oct 22. 2023

나사를 사용한 가구 만들기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는 가구의 필요성


목재를 새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나사만으로 조립하다.


판매 중인 목재 가구는 목공용 접착제로 붙여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접착제를 사용할 경우 접착제가 마를 때까지 고정시킬 방법이 필요하다. 접착제를 바른 목재를 양쪽에서 눌러주는 장비를 사용하거나 정확한 고정을 위해서 못을 박기도 한다. 접착제나 못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무를 끼워 맞춰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더 복잡한 기술을 배워야 가능하다. 


나에게는 나사를 사용해서 목재를 조립하는 것이 가장 잘 맞았다. 나사로 고정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고 공구도 전동 드라이버만 사용하면 가능했다. 나사를 풀어주면 어렵지 않게 목재를 분리할 수 있어서 다른 가구를 만드는데 새롭게 사용하기도 편리했다. 다른 방법들을 사용해서 더 튼튼하고 오래가는 가구를 만들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만드는 가구는 살아가는 공간의 변화와 사용하는 가족들에게 필요한 가구가 달라지는 것에 맞춰서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사용하던 원목 벙커침대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면서 이런 생각이 확실해졌다.



벙커침대의 나무를 재활용해서 다른 가구를 만들기로 하다.


아이들이 어릴 때 벙커 침대를 사용했었다. 벙커침대는 방의 면적이 좁아도 아래위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 자라고 새로운 침대를 사용하면서 벙커침대는 컴퓨터와 피아노가 놓여있는 방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집에 놀러 오는 사람이 자고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 위에 입지 않는 옷들과 작은 물건들이 쌓여 갔다. 그 방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벙커 침대를 분해해서 필요한 가구를 만들기로 했다.


그 방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했다. 우선 책꽂이를 가득 채우고 남아서 쌓여 있는 책과 앨범 등을 꽂을 책장이 필요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컴퓨터 2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컴퓨터 책상 하나가 더 필요했다. 침대 위에 쌓여있는 작은 물건들을 찾기 쉽고 꺼내기 쉽게 올려둘 선반이 필요했다. 선반에 올려둘 물건이 정해지지 않아서 높이와 간격이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반을 만들더라도 가능하면 벽에 못질을 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존에 가구를 스케치한 후 전개도를 그려서 필요한 목재를 주문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침대를 분리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목재를 모두 파악하였다. 그리고 그 목재를 최대한 재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책장과 책상 그리고 선반을 그려보았다.


벙커침대 전체 모습


2층 A부분에 매트리스를 두고 침대로 사용한다. 아래의 B부분은 책장과 서랍장을 두는 곳이다. 아래 C부분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또는 사다리를 설치할 수 있다. 전체가 재활용하기에 좋은 삼나무 원목으로 만들어져 있다. 침대를 구입할 때보다 원목 가격이 많이 올라서 요즘은 이렇게 두꺼운 원목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재활용의 장점이다.



책장으로 개조된 부분


2층이 사람이 눕는 곳이기 때문에 6개의 기둥 D와 2층을 지지하는 2개의 목재 E의 두께가 가장 두껍고 튼튼했다. 이 8개를 무거운 것이 많이 올라가는 책장을 만드는 데 사용하였다. E를 세로로 돌려서 책장의 좌우 기둥으로 세우고 6개의 D를 책을 얻는 가로 판으로 이용했다.  



책상의 상판으로 재활용된 부분

매트리스를 두는 부분은 조금 두꺼운 목재 8개를 붙여서 만들어져 있었다. 8개 중에서 6개를 3개씩만 붙여서 책상의 상판으로 사용했다.



선반으로 재활용된 부분

가로로 긴 목재 2개 F와 그보다 조금 짧은 목재 1개 G를 선반을 달 수 있는 기둥으로 사용했다. 나머지 부분 G와 I를 선반으로 만들어서 달았다. 책장으로 사용한 부분보다는 목재의 두께가 얇았지만 선반에는 책 보다 가벼운 것을 올려둘 것이어서 충분했다.



재활용의 시작은 침대 목재의 분리였다. 나사 또는 볼트와 너트로 조립되어 있는 부분들은 힘은 들었지만 어렵지 않게 분리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목공 본드로 접착되어 있는 부분이었다. 드라이버와 망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뜯어냈지만 완벽하게 깔끔히 분리가 되지는 않았다. 테이블 아래로 가는 부분은 잘 보이지가 않아서 접착제의 흔적이 남은 상태로도 사용할 수가 있었지만 사용할 수가 없는 부분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들의 나이가 달라지면 필요한 가구도 달라진다. 거기에 맞춰서 변경하며 사용하기 위해서는 분리가 편리한 방법으로 고정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만드는 가구는 대부분 나사를 이용해서 조립을 하고 필요한 경우에 볼트와 너트를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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