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엄마가 하지 못한 말
만석집 외동딸로 태어나
온갖 예쁨 받으며 자란
할매도
순하디 순한 유씨 가문 넷째 딸
사랑 받으며 시집 가던
엄마도
남편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고
한명의 엄마가
되면서부터
억척 독함이란
단어와 친해졌다
무거운 대야에 과일 가득 이고
시장 거리 배회하며
아순 소리하던 할머니도
홀홀단신 서울살이
세 평 남짓 고시원 생활하며
삼남매 생활비 보내던 엄마도
자식을 낳고
엄마가 되고
강해졌다는데
강해졌다는데
그만큼 강해질 자신이
나는 없어
할머니
어머니
나는 혼자 사는 것도 힘든데
어찌 이 험한 세상 사셨소
물어보고 싶지만
저 먼길 떠나
물어볼 수 없어
어쩌겠나
나혼자 대답해야지
너 같은 딸 낳아
웃는 모습 보면
살아진다
소중한 너 있어
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