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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Mar 14. 2020

연필 깎기

연필을 깎습니다

연필 깎기 대신

작은 칼로

다듬습니다


이렇게 연필을 깎으면

잡생각이 사라져요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이고

반복되는 동작에

리듬을 타게 됩니다


이런 생각도 합니다


나는 다양한 사람을 좋아한다고요

그래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도 좋아하고요


그런 나에게도 가끔은

오롯이 내 생각만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칭찬하다

그만

내 생각은 간과하기 쉬우니까요


연필이 어느 정도 깎이고

심지가 나왔을 때,

내 생각을 고스란히 남겨둡니다

 

이 검은 심지처럼

다른 것과 섞이지 않게

나일 수 있게

나다운 게 행복할 수 있게

열심히 깎아줍니다


내가 원한 건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

너의 생각이 옳다고

지지해주는 말을 듣고 싶더라고요


연필을 다 깎았네요


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리고 너는 하나도 틀림 없이

잘했다

앞으로도 너는 옳을 거야


사각사각 종이에 옮겨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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