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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Oct 12. 2020

포옹이 사라진 밤에

아침마다 드는

처연한 바람 하나


오늘은 어제 저녁처럼 울지 않았으면


하루를 곧잘 지낸 건

습관처럼 밤이 되면 찾아오는

공허함


수많은 무리 속에서

나의 진심을 샅샅이 뿌려도

내 마음 깊은 곳

고독의 향기는 사라지지 않잖아


나를 더 사랑해주고 떠났으면

조금 더 나를 더 안아주고 떠났으면


이 오살놈의 팔자

왜 이런 팔자냐며

천지신명께 부르짖고 싶은 밤


당신의 포옹만이

내 고통을 거두어 가주련만


내 옆엔

노란 조명 하나

누런 베게 하나 뿐


너희라도

날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너희에게 팔을 주고

따뜻한 가슴을 줄테니

날 안아줄래?


내 몸엔 밥이 필요하지만

내 밤엔 포옹이 필요해서 말야


내가 울고 싶을만큼

펑펑 울게 해줘

나를 꽁꽁 감싸줘


날 걱정하지 않아도 돼

대신 아파하지 않아도 돼


날 안아주는

그것만으로도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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