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한다.
금리 상승기를 잘 보내는 방법
<2023년 4월 5일 현재, 각국의 기준금리 현황>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정책금리로, 한국은행과 금융기관 간에 자금거래를 할 때 기준으로 적용되는 금리를 말한다. 기준금리는 독립적 의결기구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소속 전문위원들의 의결로 결정된다.
내로라하는 경제학자, 경제관료, 대학교수, 한국은행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이 금융통화위원들이니, 의사결정의 전문성만큼은 확실하다. 이모저모 다 따져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니, 토를 달수도,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다.
독립적 헌법/법률기관 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같은 최고의 전문가 집단에 소속된다는 것은 세상에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요즘처럼 금리 변동성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자본주의의 시대에, 금리를 결정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쉬이 상상하긴 어렵지만, 자긍심 반 책임감 반 정도 아닐까 싶다.
세상이 아무리 전문화, 객체화, 개성화되어도 집단(국가)이 있는 한, 리더/위정자/의사결정권자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래서, 옛 선현들이, 가까이는 우리네 부모님들이 그렇게 출세, 출세하고 외쳤는지도 모른다.
물론, 소수의 전문가들이 장막 뒤에 숨어서 금리를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건 아니다. 물가 수준, 고용률, 환율, 각종 경기지수 등의 추이를 고려해, 집단지성으로 의결한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발표하는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이다. 미국은 세계의 헤게모니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G1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FOMC) 전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Dollar) 발행량을 조절하며, 통화 긴축 또는 완화 정책을 주도한다. 그와 동시에, 전문가라는 미명하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색채가 강한 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이기도 한다.
사실, 경제학 교과서에서 배우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연스러운 시장경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가 상승과 더불어 경기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의 인상 기조가 아직 견딜 만하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금리의 충격 여파는 나라별, 경제주체별로 제각각이다.
2023년 4월 5일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5%다. 불과 2년 만에, 0%대의 사실상 제로금리에서 3.5%의 고금리 시대로 급변했다. 더구나, 근원 물가나 소비자물가, 국제유가마저 계속 오르는 추세인지라, 금리 인상 기조가 언제 끝날지 속단하기도 이르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감을 누그러뜨리는, 속도 조절 차원에서, 최근 한차례 기준금리 동결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 레버리지(대출)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나의 상황에서는, 솔직히 작금의 상황이 야속하고, 가끔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랴.
최근 2년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셧다운(봉쇄) 조치가 있었다. 경기침체를 우려한 대규모 통화 확장정책과 저금리 기조, 적극적 재정정책과 추가 경정 예산집행 등이 뒤따랐다. 물가 인상은 필연적이었으나, 눈앞에 닥친 심리적 불안정성과 장기불황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우선이었다.
본래, 정부는 장기적 계획을 토대로, 나라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경제/금융정책을 실행하는 게 맞다. 하지만, 불확실성과 불투명성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세상이기에, 또한, 민심이 곧 표심이기에, 즉각적 처방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정권은, 생각보다 근시안적이다.
갑작스러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다. 천연자원의 부국으로부터 가스, 원유 등 원자재 배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니, 결국 모든 완제품과 상품들의 가격이 치솟기 마련이다. 게다가, 중동의 산유국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석유 산출량을 줄이니, 지금 전 세계는 역사적으로 잘 경험해 보지 못한, 고물가의 시대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극소수의 국가를 제외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상당수의 OECD 국가들은, 물가는 상승하는데 경제는 불황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겪고 있다.
고물가는 고통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이 바로, 금리 인상이다. 물가안정은 모든 중앙은행의 지상 과제이자, 영원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 인상으로 피해를 보는 경제주체가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꼭 맞는 표현은 아닐 수도 있겠으나, 대(大)를 위해 소(小)가 희생하는 것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은 없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되면, 일상의 회복, 교류와 교역의 회복, 건강 개선 등 희망찬 세상이 돌아올 줄 알았건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지난 3년간 오르지 않은 건, 내 월급 명세서뿐인 듯하다. 그 와중에, 아파트로 대표되는 부동산의 가치는 끝없이 오를 것이라 착각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불안한 마음에, 영혼까지 탈탈 털어 상투를 잡고 말았다. 대출금리 인상에 부정적 전망까지 이어지자, 구매 심리는 얼어붙었고, 자산 가격은 내려앉았다. 갑자기 꺼지는 거품에 속절없이 당하는 수밖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나 포함)이 무게중심 없이, 명확한 기준도 없이, 그저 남들 따라 주식, 부동산, 코인에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 지금 같은 금리폭등과 그로 말미암은 자산가치의 대폭락은(혹자는 자산가치의 정상화라고도 함), 누군가에겐 수천만 원, 수억 원이라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게 한, 산교육이자, 쓰라린 경험이다.
개인적으로도, 작년 1년간 금전적 손실이 꽤 컸다. 뉴타운 지구의 부동산 투자는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아 가격이 조정(하락)되었고, 사업 속도마저 더디게 느껴진다.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 회사에 대한 주식 투자금은 반토막이 났다. 후배를 믿고 과감하게 투자한 프랜차이즈 매장은 아직도 손익분기점을 뚫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으로 고생한 것, 우울증세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것도 극복하기 힘든 정신적 손실이었다.
안타깝게도, 2023년 현시점까지, 가파른 금리 인상과 기준금리의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내게 큰 부담감이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경험을 모두 불운으로 치부하는 건 책임회피일 뿐이다. 사실, 준비는 덜 되었으나, 욕심은 과했고, 스스로에 대한 분석과 실물경제 관련 공부도 부족했다.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이기는커녕, 무게중심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흔들리기만 하는 줏대 없는 사람이었다.
금리 변동으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와 주식시황, 부동산 시장 등 세상사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해야 한다. 시류와 유행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응(호응)하는 것만이, 유일한 경제적 성공의 길이다.
10년 전 지인으로부터 비트코인 투자를 권유받고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마치 금융/경제 전문가처럼 행세했던 기억이 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게 최선이다.
<노동 소득을 넘어서는 금융소득 창출>이라는 문구가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에도 경제적 자유를 획득했다는 조기 퇴직자들의 재테크 성공 이야기, 인터뷰가 붐이었다. 안타깝게도, 신데렐라들의 성공 유행 시간은 짧았다. 일확천금은 따 놓은 당상인 것처럼 외치던 유튜버들도 상당수 종적을 감췄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자산가치의 조정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과 1년 남짓한 시간이었으나,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급격한 업(up)-다운(down)이 있었던 자산시장이다. 요행은 없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본인 몫이다.
금리 변동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기 위한 방법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좋다. 기준금리 따위에 신경 쓰지 않고, 가족, 건강, 취미에 집중하는 일은 충분히 권유할 만하다. 복잡하고 머리 아픈 세상사에 덜 신경 쓰고, 경제적으로는 조금 부족한 듯 사는 방법은, 좋은 선택지다.
정답은 없다. 선택도 본인 몫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대부분 그 중간 어디쯤에서 애매하게 방황하고 있는 일반인(一般人), 장삼이사(張三李四), 갑남을녀(甲男乙女)들이다. 솔직히, 금융통화위원 같은 저명한 경제학자, 경제관료, 엘리트 공무원, 지식인이라고 한들 뚜렷한 비책이 있을까. 최고의 경제학자 칭호를 받는 케인즈도, 1929년 대공황 당시 자산이 1/5로 줄어드는 대실패를 경험했다. 시종일관 똑 부러지는 일관성과 철학을 제시하는 현인(賢人)을 만나, 그 발자취를 따르는 방법 역시 어렵다. 오마하의 투자 현인 워런 버핏을 만나 투자 조언을 듣고자 하더라도, 점심값으로만 약 40억 원을 내야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
결국, 각자 무게중심을 잘 잡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내 경우, 우선 은행에 찾아가 금리인하 요구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금융비용을 낮추고 차입금 상환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요량이다. 당분간, 공공기관 직원의 급여 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니, 소비라도 절제해야 한다. 좋아하는 스타벅스 돌체 라테는 덜 마시고, 돌우물의 중저가 커피 브랜드 <와드>의 아메리카노 커피 맛에는 더 익숙해질 예정이다. 커피값 아껴서 건물주가 될 수는 없겠으나, 플라세보(Placebo) 효과처럼, 정서적 만족감과 내적 뿌듯함은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내가 대기업 주식과 바이오 회사 주식을 계속 산다 해도, 주가 상승에 일조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설파할 자신도 없다. 그렇기에, 나 없어도 잘 굴러가는 대기업 주식 매매는 관심을 줄이고, 동생이 운영하는 전도유망한 기업, 주식회사 돌우물과 산하 프랜차이즈 브랜드 <쌍팔반점>, <와드커피>, <쏘크라테스 떡볶이>를 홍보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대면 모임도 자율화되었으니, 친구들을 만나면 마포 쌍팔반점에서 해물짬뽕 한 그릇씩 먹고, 충무로 와드커피로 자리를 옮겨, 아메리카노를 마셔야겠다. 헤어지기 전에는 회사 IR 자료를 카톡으로 보내주고, 전략적 투자자, 재무적 투자자가 되어봄 직하다며 투자유치도 해봐야겠다.
이렇게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실행하다 보면, 금융비용 부담감은 크게 낮아지고, 가처분 급여소득은 높아질 것이며, 곧 다가올 경기 상승기에는 보유 부동산과 주식의 가치도 상승할 것이다. 돌우물은 설립 3년 후에야 본격 성장기에 들어섰다. 미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성장주식의 진가는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앞으로의 인생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장주, 가치주처럼 여유 있게 빛나는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꿈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하되,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실패는 충분히 경험했다.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다.
며칠 후면,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가 발표된다. 의례히 있는 일이지만, 요새 들어 유난히 금리가 신경 쓰이는 걸 보면, 나는 세상과 단절되지 않은 것 같다. 어찌 보면 다행스럽기도 하다. 난 5인 가족의 가장이라는 내 운명을 사랑한다. 이 상황에서,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살아가는 건, 직무 유기다. 결국,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추구권 (소확행)은 나의 선택지에서 배제되는 수순이다.
부디, 이번에도 기준금리는 동결되고, 내 소득은 빅-스텝, 아니 자이언트-스텝으로 상승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