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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Feb 01.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285-88

시간에 잠식되고 있는 것 같다.

### 명상과 달리기 Day 285-88

2020년 1월 29일 금요일-2월 1일 월요일

아침 명상, 오후와 저녁 달리기. 달리기 전 짧은 책읽기.


시간에 잠식되고 있는 것 같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달리기를 하는데, 시간이라는 주자가 나를 앞서나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한 바퀴를 앞질러 내 뒤에서 나타나 다시 한 번 나를 추월하는 것같은 기분이다.


금요일엔 오후에 잠시 집에 들른 친구를 두고 30여 분 가량 달리기를 했고, 토요일엔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저녁 통역을 앞두고 해질 무렵 역시나 30분 가량 달리기를 했다. 일요일에는 근처 지하철 역에서 줄 것이 있다고 연락이 온 친구를 만나러 왕복 2마일 가량 되는 거리를 달렸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 


그리 좋지 않았던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서인지, 거의 12시간 가량 잠을 자고 일어나 작업실로 출근, 밀린 일정을 하나씩 한 뒤 해가 진 직후 달리기에 나선다. 외부의 공기는 '매우 나쁨' 상태이지만, 잠깐이라도 심박수를 높이며 달리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나쁜 공기에 잠시 노출되어 발생하는 손해보다 클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5분간 아주 짧게 책읽기. '마음챙김의 배신'을 열심히 메모해가며 읽어본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개인화하는 것은 공공 영역과 국가의 개념을 약화시키는 신자유주의의 우선순위와 매우 잘 들어밪는다. 신자유주의에서는 개인의 이익이 공적 담론에 우선한다." (42)


달리기를 하는 동안은 며칠 째 이어듣고 있는 팟캐스를 친구 삼아본다. 애초에도 그리 구조가 튼튼하지 않았던 위워크가 어떻게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휘청이고 있는지. 말하자면 애초에 위워크라는 기업의 운영방식 자체가 '레버리지'를 아주 강하게 당겨오는 것에 근간을 두는 것인데, 과연 이 기업이 이것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가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물론, (사람 일이라는 것이 알 수 없는 것이듯) 위워크 역시 많은 사람의 추측이나 예상을 뒤엎고 이 시기를 버텨낸 뒤 놀라운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위워크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 삼기 전에는 아마존의 Audible 앱이 추천해준 빌 게이츠의 팟캐스트를 듣기도 했다.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였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결국의 의도와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긴데, 뻔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이처럼 뻔한 것이야 말로 가장 지키기 어렵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과의 달리기 시합. 이기고 지는 차원의 시합은 분명 아니지만, 저만치 앞서나가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까. 우선, 달리기 직후 땀이 식기 전에 명상과 달리기 노트를 쓰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이렇게 한 걸음씩 따라잡아볼 수 있기를 바라며.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3분이 걸렸다.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288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3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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