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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Mar 06.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320

그렇다면 오늘 나는 무엇을 했나.

### 명상과 달리기 Day 320

2020년 3월 5일 금요일

새벽 명상, 해진 뒤 달리기.


날아가듯 뛰는 사람도 있고 춤추듯 뛰는 살마도 있고 행진하듯 뛰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다리를 타고 앉아서 앞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혹은 누가 불러서 그쪽으로 미친 듯 뛰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에밀은 영락없이 그 꼴이었다.

- '인간 기관차' 에밀 자토펙의 삶을 그린 장 에슈노즈의 픽션 [달리기], p 49.


며칠 째 머릿속을 멤도는 문장이 있다. 'We have just as much time as we have.' 어쩌면,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오전 5시에 업무를 시작한지 5일째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이 문장이 머릿속을 멤돈지는 며칠이 아니라 몇 주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늘 나는 무엇을 했나. 오전 5시에서 8시 사이의 시간은 어떤 식으로 지나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책을 읽고, 한 시간 가량 미팅을 하고, 오후는 295분 동안 집중해 번역을 하며 시간을 소각했다. 그리고, 업무와 관련한 '불필요한' 의사소통에 대한 스트레스를 정리하는데 45분이라는 시간이 사라지고 말았다.


시간을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 이 질문에 관해 매일 생각해도 답이 없는 이유는, 시간을 붙잡는 건 애초에 가당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회고하며 후회할 일을 애초에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게 아닐까. 


물론, 지금 이 순간은 이를테면 온통 후회할 것 투성이인 것 같다. 앞서 달려가는 시간을 쫓고, 뒤에서 따라오는 시간으로부터 벗어나려면 후회에 쏟을 시간이 아깝지만. 차곡차곡 쌓고, 착착 일을 쳐내면서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볼 밖에.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20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20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353일.


Czech long-distance runner Emil Zatopek (1922 - 2000) in action. (Photo by Keystone/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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