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재용 Mar 05.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319

일단 눈물부터 좀 닦고.

### 명상과 달리기 Day 319

2021년 3월 4일 목요일 오후 7:10~8:29

아침 명상, 저녁 명상 - 10분, 38분 달리기, 15분 책읽기.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이 좋아진 것이다. 결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몇 주가 지나자 그는 혼자서도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그런 자기 자신에 스스로도 놀랐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가 떨어져서 보는 눈이 없을 때가 되면 그는 가급적 빠르게 공장과 숲 사이를 뛰어 왕복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남들도 눈치를 채고는 더욱 운동을 하라고 강권했고, 오래 사양하기에는 너무 마음이 약한 터라 그도 그토록 원한다면 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 '인간 기관차' 에밀 자토펙의 삶을 그린 장 에슈노즈의 픽션 [달리기], p 16.


대상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화를 어떻게 낼지, 화내는 게 아니라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부터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는 게 더 좋은 거 같아. 다들 남이 생긴대로 사는데 뭐라고 좀 안했으면 좋겠네요. 힘을 내고, 더 나답게 삽시다.


라는 이야기를 친구와 나누었다.


어떤 죽음은 비난받기도 하고, 어떤 죽음은 애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물론, 하나의 죽음이 동시에 애도와 비난의 대상이 될 때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죽음 자체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건 남은 사람들이 그 죽음 이후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가 아닐까.


오늘은 점심 식사 이후에 거의 죽었다 깨어나듯 두어 시간 잠에 빠져들었다 일어나는 일이 있었다. 아마, 나흘 째 오전 5시에 출근을 하는 새로운 패턴의 중간 과정인 탓도 있었을 것이고 - 점심 시간 즈음 마감 하나를 끝내고 '전송' 버튼을 누른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일어났을 때 10여 분 침대 발치에 앉아 호흡을 고르는 명상도 좋지만, 하루 중 5분이나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다시금 호흡을 고르는 것도 좀 더 많이 해보면 어떨까 한다. 


해서, 오늘은 달리기를 하기 전 거실 소파에 걸터 앉아 코끝에 집중을 해본다. 잠시, 몸이 천천히 떠올라 빙글빙글 도는 것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건 또 무엇일까.


명상도, 달리기도, '매일 할 수 있는 최소한'을 지향한 덕분에 이렇게나 멈춤 없이 해내고 있는 듯 하지만, 마치 내일이 없는 듯 달리거나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아 숨을 쉬는게 내 직업이라도 된 양 오래 해보는 건 또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일단 눈물부터 좀 닦고.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약 15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19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352일.


* 커피 한 잔 서포트하기 (카카오페이) 링크

** 뉴스레터 "명상과 달리기" 살펴보기 링크

***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포스팅에 첨부하지 못한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함께 업데이트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명상과 달리기, Day 31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