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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Mar 27.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342

60분 달리기, 90분 휴식.

#명상과달리기 Day 342

2021년 3월 27일 토요일

새벽 명상, 비내리기 전 아침 달리기, 전시장의 책읽기.


30분만 달려보자.


4시 30분에 일어나 지난 밤 녹음해둔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음성 편지'를 듣고, 5시 30분에 나름의 출근을 마친 뒤 일을 조금 하고서 #오전7시클럽 모임을 시작하기 전 퍼뜩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다. 


점심 무렵부터 비가 예정된 오전 7시. 경복궁 담벼락을 따라 4-5킬로미터 가량 달리기를 하되, 평소 달리는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달려보기로 한다.


오늘 명상에서는 무엇을 얻었나. 딱히 얻은 것은 없고, 정석이라 할 만한 앉은 자세가 아니라 앉은 것도 누운 것도 아닌 일종의 스트레칭과 비슷한 자세를 유지하며 호흡의 숫자를 샜다.


달리다 멈추기도 하고,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주법을 바꿔보기도 하며 달리기를 마칠 무렵, 시간을 확인해보니 30분이 아니라 한 시간이 지나갔다.


샤워, 간단한 아침 식사, 설거지, 운동복을 세탁기에 넣어 돌린 뒤에는 갑작스래 잠이 쏟아져 한 시간 반을 잠들게 되고...


작업실로 돌아가 한 시간 조금 넘게 작업을 하고나니 다시 외출을 해야 할 시각이다.


사실 어제 오후에 다른 전시를 관람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 쪽을 지나게 되어 즉흥적으로 방문을 했는데, 공공 미술관들이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관람을 하지 못했다.


다시 들른 전시장의 한 섹션은 각종 전시 도록과 행사 자료집, 단행본으로 구성된 '아카이브' 섹션이다.


90년대의 전시 관련 출판물로부터 시작되는 아카이브의 여러 책이 다루는 내용이 2021년에 이른 지금까지도 유효하거나 반복된다는 건 복잡한 생각이 드는 일이다. 


어쨌건, 그 자리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출판물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여러 문장, 문단 중 하나. [2007 공공미술 프로젝트: 불광천에 물오르니 미친흥이 절로난다 - 간담회 기록 보고서] 발언 중에:


안양천이 그래도 좋아진 건 시민단체가 열심히 해서라기보다 단순히 하수처리장이 건설되었기 때문입니다. 수질개선 없이 하천 살리기는 안 됩니다.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상류가 살아있기 때문에 안양천이 급속하게 살아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청계산하고 백운산이 그린벨트로 묶여있어 많은 생물과 깨끗한 물로 상류지역 지천들이 대부분 살아있었기 때문에 안양천은 가능했던 것입니다. (7)


종종 미술이나 문화, 시민 활동이 '수질개선 없는 하천 살리기'처럼 이뤄지는 경우를 생각하게 된다. 나/우리의 명상과 달리기, 나의 글쓰기, 혹은 미술/예술/시민 활동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오늘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5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42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10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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