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식물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
### 명상과 달리기 Day 353
2021년 4월 7일 수요일
새벽 명상, 아침 투표-달리기, 점심 시간의 산책과 책읽기.
어떻게 이렇게 일찍 일어나?
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 아마 거의 매일 집과 그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생활을 지속적으로 하게된 덕분이 아닐까.
오늘은 계획대로다. 5시 25분에 작업실로 내려와 일을 가볍게 시작했고, 오전 7시에 맞춰 클럽하우스에서 ‘오전7시클럽’을 한 뒤, 집 근처에 있는 서울시 보궐선거 투표장으로 향한 것이다.
그리고 달리기. 결코 속도를 올리지는 않지만, 얼추 한 시간 가량을 달려본다. 20여 분을 달리고, 나머지 길은 자전거로 이동하며. 평소 보지 못했던 동네의 고양이, 식물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평소와 달리 경복궁 인근을 벗어나 시청 근처까지 가보는데, 시청 청사의 외부 통로를 지나 교차로에 들어섰을 때 - 약간 젖어 있는 공기에 옅은 먼지가 섞인 봄날 아침의 소리와 빛은 마치 방콕이나 홍콩 시내를 아주 잠깐 동안이나마 떠오르게 했다.
그렇게 오전의 일을 끝내고, 점심 시간에 역시 한 시간 가량의 긴 산책. 돌아와 펼쳐드는 책은 다시 [관료제 유토피아].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과 페어링해서 읽기에 무척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우리가 이해하기에 새로운 건 아무것도 없는, 전례 없는 역사적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느낌, 즉 완전히 탈근대적(포스트모던) 감성”(168)이 횡행하는 지금, “한때는 기술의 순수성 물리적 힘 그 자체가 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역사적의미를 제시해주었는데, 이제는 그저 화면과 이미지의 노리개로 축소되고 만”(169) 것이라는 이야기.
1980년대 소비에트 연방에서 “기술의 창조적 이용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연구 중인 것들은 당황스러우리만치 야심찬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호수와 바다에서 스피룰리나로 일컬었다 식용 박테리아를 수확함으로써 세계 기아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하는가 거대한 태양력 플랫폼을 지구 궤도 속으로 발사하고 거기서 생겨나는 전력을 지구로 되돌려 보내는 등의 숨이 멎을 것 같은 엄청난 계획으로 세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186) 등이다.
* 오늘도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약 10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53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21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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