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앓아 누웠던 적이 언제였더라.
### 명상과 달리기 Day 372
2021년 4월 26일 월요일
새벽 명상, 밤 달리기, 책읽기.
거의 세 달 만의 휴일은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으로 시작했다. 아마 그간 알게 모르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가, 한 순간에 긴장이 풀렸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명상이 반드시 생각을 비우고 ‘현재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만은 아니기에, 가만히 호흡을 세어보며 생각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너무나 오랜만에 쉬는 날 몸이 아픈 덕분에, 고열량의 음식으로 속을 채우기 위한 순례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청역 인근의 북엇국집에서 ‘알 추가’와 ‘새우젓 무침,’ ‘건더기 많이’를 더해 북엇국을 먹은 뒤 한참 산책을 한 뒤에는 마침 자리가 비어 예약한 집 인근의 스시집에서 한 시간 넘게 차례로 나오는 스시를 먹는다.
놀라운 점. 아주 빡빡한 일정을 달렸던 토요일에 앞선 금요일 오후부터 조금씩 따끔하다 싶던 목의 염증이 조금씩 퍼져나가 두통으로 이어지고 열까지 조금 나나 했는데, 여유롭게 일어나 열량이 높고 맛있는 음식만 먹으며 반나절 가량을 보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아픔이 사라졌다.
기억하는 바, 마지막으로 앓아누웠던 적이 언제였더라. 아마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쯤 전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겨울이었던 2월 경이었는데, 부산에 1박 2일로 출장을 다녀오던 길에 기름진 면을 먹고 이틀 가량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
그러고보니,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크게 아팠던 적이 없다. 심지어 오늘은 ‘이렇게 아프다니’로 시작해 금새 ‘이렇게 빨리 몸 상태가 돌아올 수 있는걸까?’라는 상태로 돌아온 셈이다.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것도 좋아지는 것도 예전보다 더 자세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놀랍도록 아팠던 아침 시간의 몸상태가 더 놀랍게도 빠르게 회복되었지만, 달리기는 아주 가벼운 페이스로만 진행해본다. 달이 아주 멋지게 떠 있는 덕분에, 달리기를 하다 종종 멈춰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도무지 읽기를 멈출 수 없지만 달리기를 할 때만 살펴보기로 한 [싱크 어게인]은 이제 제6장 “다이아몬드에 묻은 나쁜 피 | 고정관념을 흔들어서 편견을 줄이다”에 이르렀다.
심리학자 조지 켈리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들은 가상현실 고글과 비슷”하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이 잘못되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의견을 방어하려고 애를 쓸 때 특히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금이 간 고글을 버리고 다른 고글을 쓸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정신의 곡예사가 되어 자기 정신을 이리 비틀고 저리 맞춰서 마침내 자기의 기존 의견을 다치지 않고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는 어떤 가시각을 찾아낸다”는 것.
이 장에서도 교훈의 맥은 같다. “무지하지 않으려면 알고 있던 것들을 ‘놓아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는 약 10분 가량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72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40일째.
* 커피 한 잔 서포트하기 (카카오페이) 링크
** 뉴스레터 "명상과 달리기" 살펴보기 링크
***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포스팅에 첨부하지 못한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함께 업데이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