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명상은 정신적이라기보다 육체적이다.
### 명상과 달리기
2020년 8월 21일 금요일 오전 5:33~6:25
10분 명상, 3분 준비, 39분 달리기.
명상을 시작할 즈음엔 산 너머에서 어스름하게 동이 트기 시작하며 하늘이 온통 설명하기 어려운 색으로 물든다. 해야 할 일들을 눈앞에 둔 지금, 호흡을 다잡기는 그리 쉽지 않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하루는 심지어 짧은데다, 그 짧은 시간을 잘 쓰는 것도 쉽지 않다!
오늘의 명상은 정신적이라기보다 육체적이다. 머리 뒤쪽 어딘가에서, 농도 짙은 페이스트를 튜브에서 짜내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 거기에 집중한다. 남은 치약을 알뜰히 짜내는 것처럼.
아주 가볍게 달릴 요량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공원에서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 영추문 방향으로 달린다. 귀에 걸친 골전도 헤드셋에 아무 것도 재생하지 않으며 좀 달리다가, New Books Network 팟캐스트에 올라온 최신 에피소드를 재생한다.
하여, 오늘의 달리기 친구는 "Life by Algorithms - How Roboprocesses Are Remaking Our World"(U Chicago Press, 2020)의 편집자 두 사람이다. 알고리듬의 통제가 "불투명한 층(層)(blanket of opacity)"으로 정보의 처리 과정을 둘러싸며, 우리에게 "숙명적 박탈감(fatalist sense of disempowerment)"과 "극단적인 덧없음(radical meaninglessness)"을 느끼게 한다는 발언이 인상적이다.
달리기 이후 놓여진 오늘의 일정은 어제 스스로에게 보낸 문자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해낼 수 있을까."
달리기를 할 때 처럼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움직인다면, 가능할 것 같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는 15분이 걸렸다.
** 오늘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62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25일 째다.
* 위 내용은 뉴스레터 "명상과 달리기"를 통해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ailchi.mp/jaeyongpark/one-run-at-a-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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