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족보행 로봇 연구의 돌파구는...
### 명상과 달리기
2020년 8월 29일 토요일 오전 7:42~8:51
6분 준비, 63분 달리기, 명상.
열 번 호흡을 하며 자다 깨달을 두어 번 반복한 뒤 몸을 일으킨다. 거실에선 크런치 모드를 위해 마련한 워크스테이션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창 밖은 꽤나 상쾌하다. 마침, 아직 해가 뜨겁게 내리쬐지 않는 시각이기도 하다. 눈을 뜨자마자 책상머리에 앉아 일을 시작해서 얻을 수 있는 효율과 명상 & 달리기 이후의 업무 효율에 대해 아주 잠깐 생각한 뒤 운동복을 입기 시작한다.
오늘 달리기는 트랙을 한 바퀴 도는데서 시작한다. 매일 돌로 만들어진 보도블럭이나 산길을 달리다가, 일정한 쿠션이 있는 트랙을 달리는 느낌은 좀 생경하다.
어색한 걸음을 선보였던 혼다의 아시모에서부터 시작된 이족보행 로봇 연구의 돌파구는, 다리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패러다임 전환에서 비롯되었다. 예컨대 지면과 닿는 발을 제어하는 다리의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걷기와 달리기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두 다리가 지지하고 있는 몸의 질량과 무게가 바닥으로 쏟아지는 충격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는 방법에 집중하는 것. (그렇다면 나의 달리기에는 이러한 생각을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달리는 사이 아침의 해가 본격적으로 내리쬐기 시작한다. 해를 정면으로 받는 방향으로 달리는 대신, 담장과 큰 나무 그늘 사이로 달릴 수 있는 쪽으로 이동한다.
짧게 운동을 마무리하곤 하는 집 앞 공원에서는 15분 동안 평상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해본다. 파열된 수도관에서 물이 새는 것처럼 흘러내리는 땀이 정수리에서부터 얼굴과 목, 등을 타고 내려가는 느낌,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 풀숲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5분, 5분, 5분이 지나 15분이 된다.
돌아오는 길, 평소에는 절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바티칸 대사관의 정문이 활짝 열려있어 호기심에 목을 쭉 빼고 들여다보고 있으니 아침 이른시각부터 사제복을 갖춰입은 신부님이 인사를 하며 걸어온다. 팬데믹 이후 좀 더 종교적이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니, 신부님께선 모든 것의 영성을 언급하며 화답한다. 이탈리아어를 좀 더 열심히 공부해두었다면, 이라는 생각이 아주 짧게 스쳐간다. 그것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도록 한다.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27분이 걸렸다.
**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70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33일 째다.
* 위 내용은 뉴스레터 "명상과 달리기"를 통해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ailchi.mp/jaeyongpark/one-run-at-a-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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