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과 달리기
2020년 9월 12일 오전 7:07~7:58
51분 달리기, 명상.
인터넷 서핑 중에 마주치는 생산성 관련 팁 가운데 가장 자주 봐서 기억에 남아 있는 건, 습관적 이메일 확인을 멈추라는 조언이다. 특히, "Superhuman" 창업자의 조언이 인상적이다. "Superhuman"은 월 30달에 '구독'해야 함에도 2년이 넘게 신청 대기를 해야 하고, 심지어 화상 면접까지 통과해야 쓸 수 있다는 앱인데, 이 앱을 만든 CEO가 건내는 첫 번째 조언은: "이메일은 하루에 1-2번만 확인하세요."
그런 면에서, 4시 40분에 불현듯 일어나 일터(로 설정해둔 책상)에 앉은 뒤 두어 시간을 '순간 삭제'한 오늘은 확실히 생산적이지 않다. 아예 쓸모 없는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정말 해야할 일'은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책상에 앉아있다면 생산적이지 못한 시간이 지속될 거라는 예감을 느끼는 순간, 준비랄 것도 없이 주섬주섬 운동복을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선다.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트랙 달리기를 해볼까 생각했지만, 몸은 이미 산을 오르는 길로 향하고 있다. 숨이 절로 가빠지고, 촉촉하면서도 차가운 공기를 느낄 새도 없다. 지난 밤과 마찬가지로 몸이 절로 움직이는 느낌이다. 마음을 다잡지 못한 탓인지, 은연 중에 '몸이라도 힘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듯 하다. 일종의 죄책감과 거기에 대한 방어기제인 걸까?
달리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한다. 하나. 다리를 잘 움직이는 게 아니라, 체중을 실은 충격이 지면과 닿은 발을 통해 어떻게 분산될 지 생각하기. 둘. 숨이 가쁘고 땀이 쏟아질만큼 달리고 싶더라도, 몸을 혹사하지 않기. 시간을 흘려보낸 것에 대한 반대 급부로 육체를 혹사한다면, 그건 내 몸에게 해선 안될 일이 아닌가.
산을 오른 뒤 다운힐을 거쳐 달리기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엔 트랙을 한 바퀴 돌아본다. 확실히, 좀 푹신한 트랙이 주는 일종의 편안함이라는 게 존재한다. 그리고 다시 집 앞 공원으로. 신발을 벗고 정자의 평상에 올라 가부좌를 틀어본다. 5분, 또 5분. 첫 번째 사이클에서는 호흡을 다잡는데 집중하고, 두 번째 사이클에서는 호흡을 깊이하는데 집중한다. 오늘도 하루는 흘러갈 것이다. 시간을 붙잡으려 애쓰는 대신, 거스름 없이 흐름을 잘 타보아야 할 것이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2분이 걸렸다.
**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83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47일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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