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달리기, Day 176.

마지막에야 아주 잠깐 가부좌를 틀어보려고 한다.

by 박재용

### 명상과 달리기

2020년 10월 11일 일요일 오전 8:05~9:20

15분 명상, 20분 준비, 약 40분 달리기.


영어로는 refreshing, 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앞 이마가 시원한 필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상쾌한 바람이 이마를 통해 빠져 나가는 느낌, 45도 각도로 머리 위를 향하는 청량한 바람이 이마를 통해서 뻗어나간다고 해야 할까? 몸의 자세 덕분일 수도 있는데, 이마가 바닥에 향하도록 하고, 손바닥은 천장을 향하게 둔 자세로 가만히 누워있다가, 요가의 아기자세 처럼 있다가, 마지막에야 아주 잠깐 가부좌를 틀어보려고 한다.


함께 사는 고양이의 어필로 잠시 놀아주고, 밖으로 나가기 전에 오늘의 날씨를 확인해본다. 조끼나 재킷 없이 나가도 될 것 같은 기온이라 타이즈 위에 반바지, 긴팔을 입고 나섰다가 금새 다시 돌아와 조끼를 겹쳐 입고 다시 나간다. 밖으로 나갔을 때, 공기가 꽤 차갑게 느껴졌기 때문에.


적절한 시각에 잠에 들고자 했다가, (연유라떼 범벅이 되어 거의 일 주일 째 세척 공정 진행 중인 새 맥북이 아닌) 옛 맥북을 리부팅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부팅 오류가 발생하는 바람에 새벽 두 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혹은 차가운 공기 때문인지, 혹은 어제 종일 책 읽기 모임을 진행했기 때문인지, 몸이 가볍지는 않다.


그러니 언덕을 향해 올라야 한다. 언덕을 오르면서, 좋든 싫든, 걷든 달리든, 힘을 쓸 수 밖에 없으니. 그렇게 언덕으로부터 시작한 달리기는 아주 가볍게, 조금이라도 힘들면 달리기를 멈추고 걷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30분이 넘는 시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훌쩍 지나가 집 앞 공원을 걸어서 한 바퀴 돌고, 공원의 운동기구에서 싯업, 풀업 등을 하게 된다. 운동 기구에 몸을 기대에 거꾸로 바라보는 나무와 하늘의 모습이 멋져 몸을 뒤집어 매달린 채 휴대전화를 꺼내어 사진을 찍어 본다.


어떤 면에서, 달리기 행위가 의식의 오토 파일럿 영역에 진입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좋은 일일까?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0분이 걸렸다.

**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212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76일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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