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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BLY Apr 07. 2022

충격적으로 어렵고 힘들지만 때때로 재미있는 일

콘텐츠 매니저 다운, 스쿼드 리더 1.5개월 해보니

퍼블리 콘텐츠 매니저는 퍼블리 멤버십의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갑니다. 고객의 문제를 고민하며 타깃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저자를 섭외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서의 콘텐츠를 저자, 에디터와 함께 만들어요. 오늘의 이야기는 시니어 콘텐츠 매니저가 된 다운의 ‘스쿼드 리더 1.5개월 해보니’ 발표입니다.


퍼블리는 매월 세번째 수요일에 리더 그룹 월간 미팅을 진행합니다. 팀을 이끌고 리포트를 매니지먼트 하는 과정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그 과정에서 한 명의 리더가 혼자 오롯이 무게를 감내하기보다는, 동료 리더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리더 그룹 월간 미팅은 리딩 혹은 매니징 과정에서 얻은 레슨런드를 공유하며, 좋은 리더이자 매니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돕는 자리로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맨땅에 헤딩을 줄일 수 있도록 경험을 나누고, 리더/매니저로서 겪는 기쁨과 슬픔을 서로 알아주는 시간이죠.


타운홀 미팅과 마찬가지로 이때도 '해보니' 발표를 합니다. 리더들이 직접 팀을 이끄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경험하고 어떤 레슨 런드를 얻었는지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직접 해보아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보았는지, 해보면서 무엇을 얻고 배웠는지 팀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공유 받으면 저도 함께 그만큼 자란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해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유해 주는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좋은 동료가 되어 주고 싶어지기도 하죠.


해보니를 듣다보면, 퍼블리에는 참 멋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합니다. 그 사실을 자랑(!)하고 싶고, 동료들의 레슨 런드가 또 다른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오늘의 해보니는 시니어 콘텐츠 매니저(Senior Content Manager) 다운의 발표입니다. 다운은 지난 2월 초부터 퍼블리 멤버십의 콘텐츠 스쿼드를 이끄는 스쿼드 리더가 되었습니다. 1.5개월 동안 다운이 경험하고 느낀 것을 공유합니다.


2022년 3월 16일 리더 그룹 월간 미팅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이 발표를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2022년 1분기 사업 리뷰*에서 제가 1분기 총평을 이렇게 적었어요.

(*참고: 퍼블리는 분기마다 사업 리뷰를 진행합니다. 다음 분기 사업계획 전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input을 최대화 하는 과정으로, 전 팀원이 CEO 소령이 보낸 질문에 답변하는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입사 1년 8개월차... 지금까지 일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과 관점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부분 잘 모르겠고, 충격적으로 어렵고, 힘들었지만, 때때로 재미있기도 했다.


이걸 보고 소령이 어떤 것이 충격적이었는지 조금 더 길게 공유해달라고 요청하시더라고요. 공유하는 것은 좋은데, 기간이 1.5개월 밖에 안 되어서 조금 쪽팔리더라고요 ㅎㅎㅎ 아직 레슨도 없고 아무 것도 없이 계속 어려운 상태인데요. 한탄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준비했습니다.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 저는 계속 아무것도 모르고요. 그러니 여러분도 편하게 들어주세요.


왜 지금까지 일했던 것과 완전 다르게 일해야 하는지 생각해봤어요. 제가 요금 최근 슬랙에서 굉장히 많이 태그되고 있는데요. (여기 있는 리더/매니저분들) 다들 그렇겠죠? 저는 원래 슬랙을 자주보고, SNS 하듯이 슬랙을 했던 사람인데요. 요즘 피드백이나 답변을 요하는 문의가 많아지니까 답하다가 하루가 다 가는 것 같아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더라고요. 또 ‘별로 어려운 거 아니고 내가 하는 편이 제일 나으니까 내가 하지 뭐…’ 하는 일이 오조오억 개가 있더라고요. 주로 프로세스 정리, 공지 같은 일들입니다. 저는 요즘 콘텐츠 스쿼드(a.k.a. 콘스)의 공지봇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근데 심각한 것은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결과물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제게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어요. 지금까지는 콘텐츠 매니저 실무자로 일했는데, 그땐 시간을 들이면 반드시 콘텐츠 하나가 나왔어요. 지금은 리더이기 때문에 더이상 콘텐츠를 직접적으로 만들지 않고 있는데요. 그렇다보니 성취감이 좀 줄어들긴 했어요. 특정 프로젝트 하나를 기획부터 결과까지 혼자서 끌고 가는 일도 없어졌죠. 그것보다는 내가 정하면 다같이 한다거나, 다른 스쿼드와 협업을 한다거나, … 하는 일이 훨씬 많아졌는데 이런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또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 찾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주된 업무가 되어서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어요. 이건 생각일 뿐이니까. 여러 요인이 합쳐져서 ‘나는 뭐하는 사람이지?’ 의문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나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처럼 명확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일하는 프로세스부터 바꾸어 봤습니다.

Content Manager 팀원이었을 때 다운의 캘린더


콘텐츠 매니저 실무자였을 때는 노션에 캘린더를 위와 같이 썼어요. 콘텐츠 제작은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는 일이에요. 초고 피드백, 편집, … 처럼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단계마다 업무를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 각 업무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경험치가 있으니까 측정과 예측이 모두 가능했고요. 이슈가 없다면 대부분 이렇게 시간을 투입하면 해결되는 일이었어요.


Content Squad 리더가 된 이후 다운의 캘린더


하지만 이젠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이전 방식을 버렸어요. 제품 조직을 보니까 하나의 스프린트 안에 메인 태스크가 있고 사이드 태스크가 있더라고요. 그걸 따라해봤습니다. 한 주에 메인으로 할 일과 사이드로 할 일을 구분지었어요. 하지만 각 업무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모릅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모르고요...) 그래서 예전에는 캘린더에 표시하는 것이 ‘이거 일정 박아 놓고 이대로 해결한다’였다면, 지금은 ‘그냥 이 날 이 시간에 이 고민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하는 일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콘텐츠 기획’이라는 과업이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정하는 느낌이었어요.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세부적인 일들을 내가 실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큰 사이즈의 고민은 당시 스쿼드 리더였던 해솔이나 효정에게 외주를 준다고 생각하고, '나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이 기조였어요. 지금은 아닙니다. 나의 과업이나 팀의 과업을 내가 직접 정해야 하고, 목표 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목표를 팀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죠. 이제는 반대의 입장이 된 거죠.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고민을 내가 해야 하는 거예요. 팀원들은 그 중간에 있는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도록 내가 나머지를 한다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바꾸었는데요... 모르겠습니다. 그런다고 해결되진 않았어요. 2월에 제가 가장 많이 한 말은 ‘모르겠다’였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봤는데요. 예전을 생각해보면 저는 강점이 ‘행동력’에 있는 사람이에요. 실행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금방 금방 발산형으로 잘 할 수 있죠. 근데 이제는 앞단의 문제를 더 생각해야 하는 사람이 되었는데요. 문제를 생각하다보면 문제 안에 또 문제가 있고, 또 안에 문제가 있어요. 문제들이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다들 대체 어떻게 하시나요? 오늘 이걸 질문을 해보고 싶었어요.


(CPO인 승국의 답변: 저는 이미 다운이 답을 하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훌륭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일단 해보는 것인데요. 이렇게 말하면, '승국은 계획적인 사람 아니냐'며 다들 안 믿겠지만요. 이런 걸 Start Slopply라고도 해요. 너무 구조화하지 말고 일단 해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보면 조금 제대로 된 스텝을 간 건지 아닌 건지 판단할 여지가 생겨요. 그것이 Lean하게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다운이 알아서 답 찾은 것 같아요.)


스쿼드 리더가 되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은 몰랐어요. 다들 대체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너무 궁금해요. 고객 인터뷰를 하는 건지, 데이터를 봐야 하는 건지, 이런 것들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먼저 리더해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어요.


(커리어리 사업 리더 광종 답변: 고민하다가 잠에 들면 다음날 해결되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무의식에게 맡겨요, 다운...)


네? 자고 나면 해결된다고요? 마법사인가요? 정말 도움이 안되네요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웃음)


어쨌든, 저는 멤버십 사업 리더인 효정이나 마케팅 스쿼드 리더인 인애랑 주로 이야기하는데요. 회의가 보통 아래 그림처럼 흘러갑니다.

효정-다운-인애의 회의 모습이라며 다운이 첨부한 짤


이건 제가 좋아하는 말인데요. “어떤 생각이든 60분 이상을 넘기면 전부 불안과 걱정이 된다.” 이 말이 요즘의 저인 것 같아요. 60분은 커녕 매일매일 똑같은 생각을 할 때가 많거든요. 이 부분은 해결책을 찾진 못했고, 계속 이럴 것이라는 것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네요. 특히 오늘 여러분 채팅을 보니까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좀 도움이 됐던 말이 있어요. 트위터에서 본 것인데요.


(출처: 트위터 계정 @joosings)


모르겠다는 생각을 계속하니까 무섭더라고요.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그래도 너무 어려울 때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될 것 같은 버전을 먼저 해보라는 말을 보고서 '그냥 이렇게 하나 하나 해가야 하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 말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1분기 총평에 ‘때때로 재밌기도 했다’고도 썼어요. 많지는 않고 두 번 정도 있었는데요. 가끔 고민을 하다보면 95%는 모르겠는데 5% 정도는 ‘어? 이건가?’ 할 때가 있어요. ‘어? 내가 알아냈나?’ 하고서 바로 아니라고 밝혀지긴 하는데ㅋㅋㅋㅋ 그치만 '이건가' 할 때의 약간의 짜릿함이 있더라고요. 이런 걸 희망으로 믿으면서 다음 업무 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한가지 더, 늘 느끼지만 '난 일할 때 혼자가 아니고 동료들이 있구나' 하는 거예요.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감사합니다. 콘스 팀원들과 수은, 효정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재밌는 부분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작년 연말회고, 다운과 콘스 팀원들의 즐거운 한 때


길게 발표했는데요. 3줄 요약을 해보자면,  

아이디어가 아니라 문제를 고민하는 것, 나와 팀의 과업을 직접 정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이렇게 겁나 어렵게 정한 업무를 해내고 목표를 달성하면 압도적으로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성취감의 빈도보다 강도를 추구해보자! (하지만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미래형...)  

계속 잘 모르겠고 어려울 것이다. 어쩔 수 없다. 단, 일이 무섭다고 느껴질 때는 1) 팀원들과 고민을 나누자 2) 가장 단순하고 될 것 같은 ‘아기 버전'부터 해보자. 


이것이 저의 레슨 아닌 레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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