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기 -20
붉은 광장에 서서 한바퀴 돌아보면 바실리 성당 맞은편으로도 웅장한 건물 한 채가 서있습니다.
부활의 문보다 화려하게 광장 앞에 서 있는 러시아 국립 역사 박물관입니다.
개장 시간을 맞춰 카페에서 걸어 나왔습니다.
오늘도 역시 하늘은 맑고 쾌창합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없어서 신기합니다.
세상은 바쁜데 저만 느리게 걷느라 중이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박물관에서는 ISIC 국제 학생증 할인을 받아 기분좋게 들어갔습니다.
표를 받고 들어가니 화려한 천장과 장식들이 시선을 끕니다.
높은 천장을 바라보는데 누군가 툭툭 칩니다.
놀라서 쳐다보니 경비원은 웃으며 짐부터 맡기고 구경하라고 권합니다.
러시아에서 웃음은 드문 일인데 오늘 하루는 기분 좋을것 같습니다.
짐을 맡기고 본격적으로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여타 역사 박물관이랑 마찬가지로 관람은 선사시대부터 시작입니다.
모스크바를 비롯한 유럽 부근과 중앙아시아, 극동아시아 전역에 걸친 선사시대의 유물들은 우리나라 박물관의 유물들과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해 지루할 틈 없이 재미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실질적인 역사는 사실 9세기 경에 시작했다고 봐야되기 때문에, 국가로의 모습을 갖추기 전의 역사에 대한 유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청동으로 만든 기묘한 모양의 장식품들은 역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이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저는 위 사진의 총모양의 검이 제일 신기했습니다.
물론 총을 형상화한 것은 아니었지만, 총 모양의 저 도구는 무엇을 위한 도구였을까요.
칼날이 있으니 우리나라 청동검 같은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다른 어떤 용도?
러시아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몽골의 침략도 당연히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몽골의 영향을 받은 모스크바 공국의 신기한 왕관은 이러한 역사를 뒷받침 해 줍니다.
수 많은 이콘들과 성경같은 정교회들의 유물들도 수도 없이 많습니다.
두 시간을 넘게 구경하다보니 벌써 재정 러시아 시대입니다.
수 많은 유물들을 세세히 보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설명이 러시아어로만 구성되다 보니 알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간간히 번역기로 돌려 관람했더니 배터리도 금방 바닥을 드러냅니다.
10시 정각에 들어와 관람을 시작했는데 두 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