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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에서 만난 한국어

러시아 여행기 -22

by 박희성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둘러 싼 웅장한 성벽은 바로 크렘린의 성벽입니다.
성벽을 포함해서 구원의 탑, 크렘린 궁전, 수 많은 볼거리가 이곳 크렘린에 위치합니다.

붉은 광장 관광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지요.
크렘린의 입구인 트로이츠카야 탑으로 수 많은 관광객들과 들어가면, 드 넓은 광장이 또다시 나타납니다.

인파에 밀려 걷다보면 황제의 종과 황제의 대포가 나옵니다.

황제의 권위를 위해 만든 대포는 무게가 40톤에 달하고,

바로 옆에 있는 황제의 종은 무려 220톤에 달합니다.

종 앞에서 사진을 찍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몸무게를 다 합쳐도 종의 무게보다 덜 나온다니 그 크기와 위엄은 실제로 보기 전까지 느끼기 힘듭니다.

황제의 종은 제작 당시 화재가 일어나 물을 부었는데, 이 때문에 종에 금이 가서 깨져버렸습니다.

웅장하게 만들어졌지만 한번도 울리지 못한 아이러니한 황제의 종입니다.

황제의 종의 화려함도 빠질 수 없습니다.

종을 세세히 들여다 보면 로마노프 황실의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하나 하나 살펴보다보면 그 화려함에 매료됩니다.

크렘린에는 순백의 벽과 금빛 지붕이 가득합니다.

바로 크렘린 내부의 수 많은 성당들이고 크렘린의 상징이다.

금빛 돔은 햇빛을 받아 찬란한 신앙을 의미하는 듯이 빛이 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보다보면 없던 죄도 고해성사로 토해낼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방문한 성당은 미카일 대천사 대성당, 러시아어로 아르한겔스크 성당입니다.

사실 정교회의 성당은 이미 많이 관광을 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성당도 아니고 정교회 신자도 아니기 때문에 웅장한 프레스코, 이해할 수 없는 이콘들이 가득한 성당에서는 신기하고 웅장하다는 기분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두개의 그림만 보고 금세 나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도 문 앞에서 한국어로 된 설명서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러시아 관광을 하며 한국어를 만난 경험은 처음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남북한 국기가 러시아에서 같은 언어 아래 있으니 기분이 묘합니다.

덕분에 대천사 사원의 모든 것을 음미하며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공부의 부족으로 이렇게 아름답고 의미있는 성당을 그냥 지나치려 했었다니.

만약 이 안내도를 만나지 않았으면 저는 남은 러시아 여행에서 성당을 만나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 것입니다.

미카엘 대천사 성당은 성자로 추대된 왕이나 공작들의 묘지였으며 내부에 있는 네모난 상자들은 모두 왕이나 왕후, 공작들의 관이었습니다.

살아있는 러시아 미술 공부를 경험했습니다.


미카엘 대천사 성당을 나와 성모승천사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한국어 설명과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성모승천사원은 왕의 계승식이나 국가적 큰 행사가 열리는 성당이었습니다.

그래서 성당 내부에는 황제와 황후가 앉는 상석이 화려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번 앉아서 왕이된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으나 출입 금지입니다.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성당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세히 느낄 수 있었으니 괜찮습니다.
모든 성당을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햇볕이 내리 쬐는 아름다운 날씨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산다는 궁전을 마지막으로 구경하고 이제 모스크바의 마지막 여행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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