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기 -2
모든 초보 여행자들이 행복해 하는 순간 중 하나는 기내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출출하다 생각할 때가 되면 기내 승무원들이 움직이기만 해도 기내식인가 하고 고개를 빼꼼 내밀게 되지요.
그러다 솔솔 풍겨오는 레토르트 음식 특유의 냄새가 나면 안심이 됩니다.
그리고 듣게 되는 질문 " 치킨 or 피쉬?"
S7 에어라인의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처음으로 찾아본 것은 기내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찾아본 대부분의 기내식은 샌드위치뿐.
그래서 막상 기내식 시간이 와도 큰 기대는 안하려 했는데 웬걸, 냄새가 샌드위치의 냄새가 아닙니다.
이 냄새는 레토르트 기내식입니다.
신기하게도 기내식이 선물박스처럼 생겼습니다.
치킨&누들은 전형적인 냉동식품 맛이었으나 샌드위치를 생각하다 기내식다운 기내식이 나오니 갑작스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보리맛이 강하게 나던 둥근 빵 두개, 요플레, 버터, 치즈, 초콜렛까지 생각보다 양이 많았습니다.
맨 빵을 그냥 먹어보니 뒷 맛이 신기합니다.
꼭 빵을 맥주에 찍어 먹는 기분이 드는, 맥주 향이었습니다.
고기통조림은 어떻게 먹지 생각하다 빵에 발라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맛이 이국적이입니다.
몇 입 먹다가 포기했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환승을 해 모스크바 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잠깐 잠들었는데 또다시 기내식 냄새가 풍겨와 일어났습니다.
똑같이 피쉬 or 치킨을 물어봅니다.
이번에는 피쉬와 라이스를 선택해보겠습니다.
치킨 박스는 분홍색바탕에 베를린이 적혀있었고, 이번에는 초록색바탕에 상하이가 적혀있네요.
구성은 똑같지만 요플레가 빠져있습니다.
볶음밥은 간이 되어 있지 않아 같이 온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췄고, 생선 살은 대구 같아 보였는데 조금 퍽퍽한 식감입니다.
만약 또다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치킨과 누들을 선택해야겠어요.
모든 식사를 마치고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난 이후 드디어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의 살짝 쌀쌀한 기운이 드디어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알려줍니다.
기내에서 짧은 시간동안 두 번이나 기내식을 먹으니 공항에서 내려도 포만감이 가시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