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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단이 Sep 16. 2023

곰보빵


 동생이 교회에서 받았다며 곰보빵을 가져왔다. 소보루빵이라고도 불리는 곰보빵. 오톨도톨한 부스러기가 어릴 적 즐겨 먹던 그 맛이다. 맛만 봐야지 하고 베어 물었다가 난 부스러기만 자꾸 떼어먹었다. 이렇게 보니 곰보빵은 뭉게뭉게 구름 모양을 닮았다. 그 모양을 보다가 나는 마음이 착잡하다. 얘는 무슨 욕심이 많아 이렇게 뭉게뭉게 피어오르는지. 나의 마음과 똑 닮은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나 또한 아무 말 없이 뭉게뭉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다.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 그런데 세상은 그건 나의 욕심이라고만 말하는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간 이루어지겠지, 어느 날엔 들어주겠지 하는 곰보빵 닮은 나의 마음이 하늘에 닿기라도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다시 마음이 답답해진다. 그래도 사람의 할 일은 마음으로 바라며 살아가는 일이기에 난 부여받은 역할을 지속한다. 이쯤 되면 알아주지 않을까? 마음 속으로 빌고 빌면서.



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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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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