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쌤,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할 수 있어요?"
"어떻게 해야 사업을 잘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업계획서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강연을 하거나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이 듣는 말들 중 하나다. 사람들은 나에게 가장 처음 물어보는 말이 `잘`하는 방법이다.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할 수 있는지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써야 잘 쓰는지 많이 물어보곤 한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먼저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제가 정말 `잘`하는 걸까요? 만약 잘한다고 생각한다면 `왜` 잘한 걸까요? 아마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든 잘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굳이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게 됐는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수학을 배웠다.
처음 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 역시 태어날 때부터 수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잘하지도 않았다. 그냥 문제를 풀어야 했기에 풀었고 시험 점수가 잘 나와야 하기에 공부했다. 우연히 어떤 계기를 통해서 수학이라는 과목에 흥미를 갖게 됐고 덕분에 그 과목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문제를 풀어도 지겹지 않았고 잘하진 못했지만 재미있었다. 재미있어서 그런지 수학을 푸는 시간이 많아졌고 시험기간에도 수학만 공부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주의 깊게 봤고 더 열심히 공부했다.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었다. 10년을 넘도록 수학을 공부하다 보니.
사업계획서를 썼다.
사업계획서를 처음 써봤다. 노하우도 없고 조언을 구할 사람도 딱히 없었다. 그냥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나름 인터넷을 찾아가면 이것저것 살펴봤고 일주일 밤을 새 가며 꾸역꾸역 작성했다. 그렇게 처음 작성한 사업계획서가 붙었고 300만 원의 작지만 소중한 지원금을 탈 수 있게 됐다. 처음 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고 점점 규모가 큰 지원사업의 사업계획서를 쓰기 시작했다. 물론 아무리 써도 생각했던 것만큼 잘 써지진 않았다. 그래도 내가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결국 두 번째 사업계획서도 합격하고 1,000만 원의 소중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 계속 떠내려갔다. 합격과 불합격의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글로 표현하는 일이 좋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 좋았다. 어떨 땐 일주일에 2개씩, 3개씩 써보기도 했다. 그냥 그렇게 열심히 쓰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잘하기 시작했다. 4년이 넘도록 사업계획서를 쓰다 보니.
강의를 했다.
대학생 시절에는 누군가의 앞에 서는 걸 굉장히 무서워했다. 발표수업이 있으면 한겨울에도 식은땀이 뻘뻘 날 정도로 부끄러웠고 자신이 없었다. 발표가 아닌 작은 술자리에서도 과제를 할 때도 딱히 눈에 띄는 사람은 아니었고 말수도 적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무대에 자주 서게 됐고 한 번 두 번 발표를 하다 보니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평생에 이런 일을 할까 했던 사람이 수백 명 앞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렇게 누군가의 앞에서 버벅거리지 않고 말을 할 수 있기까지 3년이 걸렸다.
잘하는 방법은 말이야.
이게 지금 내게 잘한다고, 잘하는 방법이 뭐냐고 물어보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수학을 잘한다고 듣기 시작했던 건 흥미를 가진 후부터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후고, 사업계획서를 잘 쓴다는 말은 수십 번의 공고에서 떨어지면서 사업계획서를 써 내려간 지 4년이 지난 후다. 누군가의 앞에서 말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건 강연사업을 시작하고 강사 일을 시작하면서 3년이 지난 지금에야 듣는 말이다. `잘`하려고 노력하기보단 끊임없이 계속 해왔을 뿐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제 잘하는 사람으로 나를 봐주기 시작한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고 잘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감각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 역시 타고나기보단 어떤 상황이나 조건이 주어지고 그런 환경에서 지내왔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생긴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살아가면서 잘하는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오랫동안 하는 것. 그리고 변화하는 것.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면,
뭐하나 오랫동안 해본 게 없는 게 아닐까?
누군가를 뛰어넘으려면 말이야
최소한 그 사람이 노력한 시간은 뛰어넘어야지.
_by pu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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