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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Sep 15. 2016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사랑 보관함

그녀와의 마지막 이야기, 정식 연재 종료

2016년 2월 5일 처음으로 연재를 시작하고 9월 15일 오늘 이 글을 끝으로 106개의 사랑 이야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그녀와 헤어지고 약 반년만에 처음으로 써 내려간 글로 시작할 땐 이 마음이 사랑이 맞을까 집착일까 그냥 그리움 정도일까 의심을 가지고 적어 내려 갔습니다. 1년 하고도 1개월이 더 지나간 지금 느끼기로는 그래도 정말 한 사람을 많이 사랑했구나로 정리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마음 아픈 사랑일 수 있겠지만 평생에 느끼지 못할 감정을 느끼게 돼서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 글을 끝마치려고 합니다.



2016년 2월 5일 처음 시작했다.



그녀가 너무 좋았습니다. 짧은 사랑을 했지만 이렇게까지 빠질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까지 빠져나오기 힘들 줄 몰랐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연애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 거 같았습니다. 그녀는 그만큼 저에게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그녀는 그냥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누가 봐도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빠졌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저와 이별했으니깐요. 헤어지고 6개월간 하루하루 그녀를 생각하며 아파했습니다. 그러다 지금 생각하고 느끼는 이런 감정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다는 걸 느꼈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그녀와의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브런치를 시작했습니다. 번번이 작가 신청에서 떨어지다 그녀와 헤어진 후 이렇게 붙어버렸네요. 그래서 이별의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글을 읽기 바라고 썼던 글은 아닙니다. 지금 이 감정이 너무 소중했고 하나하나 잊고 싶지 않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월 5일 처음 그녀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4월 5일 처음 시작했다.



시간이 점점 흘러가면서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고 아직까지 그렇게 믿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작했습니다. 저처럼 시간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아픔들을 나누고 싶어서 나미야 잡화점 상담창구를 열었습니다. 상담창구가 만들어진지 4일 만에 첫 번째 상담이 있었고 지금까지 70명의 사람들이 상담을 해주셨고 95분이 친구 추가를 해주셨습니다. 나미야 상담창구는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사는 이야기, 취업, 고민, 사람 관계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입니다. 이야기를 하고 싶거나 고민이 있으시분 혹은 Puding 작가나 아는 언니 작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분 언제든 놀러 오시기 바랍니다. 나미야 잡화점은 언제나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그녀와 만나면서 아픔을 느꼈고 그런 내게 가장 필요한 걸 나눠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은 지금과 같은 운영수칙을 가지고 평생 여러분과 함께 하려 합니다.



2016년 8월 17일 마지막으로 만났다.



8월 17일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났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렇게 만나고 나니 마음은 더 괜찮았고 그녀를 아직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덕분애 많이 아팠지만 많이 좋았습니다. 아마 저는 한동안 계속해서 그녀를 생각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쉽게 떠나보내지 못할 거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녀도 5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저도 5년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으니깐요. 그녀는 저에게 그런 존재니깐요. 그렇게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나고 2016년 9월 15일 마지막 글을 통해 헤어진 사람들의 사랑 보관함의 정식 연재를 종료하려고 합니다.


글을 쓰면서 제겐 소중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상담창구도 그중 일부였고 그녀를 만나러 갔던 일도 소중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글을 쓰는데 후회하지 않았고 더 열심히 쓰려고 다짐했습니다. 1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열심히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9월 5일 글을 쓰고도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녀를 계속 기다리는 건 내 멋대로 해도 괜찮겠지만 그녀를 만나고 그녀와 연락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도 좋은 사람을 만나면서 지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좋은 인연이 다가올 때까지 딱 그때까지 그녀를 기다리며 간간히 글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2016년 9월 15일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사랑 보관함 정식 연재 종료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사랑 보관함을 종종 그녀가 생각날 때, 좋은 글이 떠오를 때 그때마다 찾아오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글 연재를 종료하면서 상담창구 친구가 100명이 될 때 작게 이벤트를 열어볼까 합니다. 제게 주셨던 사랑 다시 나누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에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보겠습니다.



224일
5376시간
322560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by puding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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