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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r 13. 2016

운이 좋았다

그때처럼 운이 좋았으면 좋겠다고?



살면서 이런 행운이 올까 많이 생각한다. 한때 선생님이라는 길에 회의감을 느끼고 다른 친구들처럼 사회에 나가 취업준비를 해본 적이 있다.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고 공부 말고는 다른 경험이 없던 나로서는 휴학하고 취업준비를 한다는 게 말이 안됐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휴학 직후에는 꽤 오래 방황했다. 한 번도 자소서를 써보거나 대외활동에 지원해본 적이 없던 나로서 인턴이나 해외봉사, 대외활동은 정말 사치였다. 그래서 끊임없이 지원서를 넣었고 끊임없이 떨어졌다.


수없이 지원서를 넣었고 끊임없이 떨어지던 불합격 소식 속에 어떤 일인지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운이 좋았다. 나를 불러준 곳은 잡코리아라는 취업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였다. 기분 좋게 면접을 보러 갔지만 속으로는 떨어질 거 같다는 불안감도 함께 있었다. 마케팅부에서 뽑는 인턴이었기에 경영학과부터 광고홍보과처럼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지원했던 만큼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열심히 준비했다. 이전에 인턴 했던 사람들의 자료는 없는지 인턴을 했던 사람들의 후기는 없는지 검색해봤다. 하지만 알고 보니 1기 인턴이었기에 그 어디에서도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편하게 오라는 말에도 정장을 입구 회사에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주변을 돌면서 면접 노하우들을 살펴보고 그렇게 들어가 면접을 봤다. 예상 질문도 생각해보도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갔던 면접인데 실제로 면접땐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셨고 그래서 그런지 솔직하게, 부담 없이 면접을 끝낼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나고 그렇게 바라던 합격소식을 받을 수 있었다. 마케팅이라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그렇게 마케팅팀에 들어갔고 같이 들어온 동기들보다 뒤쳐지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휴학을 하고 1년 동안 다른 사람들이 4년 학교를 다니며 경험하는 것들을 전부 하고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나는 운이 좋게 인턴과 대외활동 하나씩 합격하고 활동하게 됐다. 두 가지 활동을 동시에 하기 위해 하루 3~4시간 잠을 자며 정말 정신없이 생활했다. 선릉에서 일을 하고 점심시간이면 코엑스로 찾아가 대외활동을 했다. 전시회가 있으면 항상 참여했다. 시간이 흘러 인턴과 대외활동이 끝났다. 그렇게 나는 우수 인턴으로 선정됐고 우수 서포터즈로 발탁됐다.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만 했던 대학교 2학년 학생이 열심히 했을 뿐인데 이렇게 우수 활동자로 선정됐다. 운이 좋았다.


모든 일이 끝나고 인턴을 했던 잡코리아에서 `나의 꿈을 소리치다`라는 토크콘서트 온라인 마케팅 담당자로 섭외가 됐도 몇 개월간 일을 하다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나중에 멘토가 된 대리님, 과장님, 그리고 대외활동 담당자분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가 있다. 내가 뽑힌 이유는 단 한 번도 취업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취준생이 필요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기에 단 한 번도 취업을 경험하거나 준비해보지 못한 내가 합격했다. 운이 좋았던 거 같다. 대외활동 역시 한 번에 200명을 뽑는 대외활동이고 지원자가 미달됐다고 한다. 지금은 TO가 부족했기에 뽑혔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


살면서 정말 운 좋은 일이 많았던 거 같다. 취업을 준비해보지 못했기에 인턴을 합격했고, 많은 인원을 뽑는 대외활동이기에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 뽑혔다. 또 이런 행운이 언제 찾아올지 기다려지고 분명히 다시 한 번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나한테는 왜 이런 행운이 안 오나 자책하고 고민하고 있나요? 주변에 있는 친구들한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행운이 찾아오고 그걸 잘 잡아서 빠르게 성공한 친구들이 있는데, 나는 그런 일이 언제쯤 일어나나 생각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한 번 다시 돌이켜보자. 인턴으로 뽑혔던, 대외활동에 뽑혔던 이 행운이 만약 그동안 지원했던 수많은 대외활동과 인턴에서 계속 떨어진다고 포기하고 지원하지 않았다면 과연 찾아왔을? 만약 합격했다고 안심하고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스스로 노력하지 않았다면 토크콘서트 담당자로 섭외될 수 있었을까? 운이라는 건 기회를 찾고 그때마다 자만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잘하진 못해도 정성을 다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행운은 기다린다고 찾아오지 않는다.
매 순간순간 잘하진 못해도
정성을 다해 노력한다면
그때 자연스럽게 맞이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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