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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r 15. 2016

꿈을 말하다#1 왜라는 말의 가치

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왜 그렇죠?



난 커서 대통령이 될 거야! 난 유명한 가수가 될 거야! 대기업에 취업해서 임원이 되겠어! 사람들은 이런저런 하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저마다 자신의 방법에 맞게 그 목표를 이뤄간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대통령도 가수도 임원도 그런 목표도 아니다. 오늘은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야 할 왜라는 말의 가치를 살펴보려 한다.


20살 대학교에 진학하고 처음으로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학교를 다녔다. 1학년 땐 정말 하나같이 중고등학교의 선생님이 되고 스승의 날 제자들이 사다 주는 케이크를 상상하며 학교생활을 했다. 그 당시엔 나도 꽤나 열정적으로 공부했고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1개월쯤 지났을까 주변에 하나 둘 자퇴를 하거나 휴학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5명이 넘는 친구들이 1년을 못 버티고 나가는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다고 그 당시 선생님이라는 목표에 흔들림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점점 지쳐가는 친구들을 보며 포기하려는 그리고 선생님이 되려는 이유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아마 그 당시 자퇴를 고민하던 같은 학번 형이 이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공무원이라 철밥통 같아서 왔는데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안 되겠어. 그리고 함께 자퇴한 사람들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공무원이라 왔는데 막상 배워보니 너무 어렵고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고. 유일하게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자퇴, 휴학, 전과를 결심한 사람들이 말한 모두 같은 이유였다.


유일하게 단 한명만 이렇게 이야기했다. "교수님도 좋고 친구들도 좋지만 대학에서 가르치는 방식이 나와는 안 맞아 나한테 맞는 더 좋은 학교를 가고 싶어." 어쩌면 그 말을 들은 나는 학업을 피하기 위한 변명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다른 학교 수학교육과에 그대로 입학했다. 결국 하고 싶었던 수학 선생님이라는 목표는 다른 학교를 가더라도 쭉 이어갔다.





처음에는 왜 자퇴하는지 그리고 학업을 포기할 거면서 왜 수학교육과를 선택했고 입학을 했는지 순전히 궁금해서 물어봤다. 하지만 계속 물어보고 또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해보니 왜라는 말에 큰 힘이 있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지금 선생님을 준비하는 동기들은 어떤 생각으로 공부하고 왜 선생님이 되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왜라는 질문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1학년 때는 꽤 많은 비중으로 선생님을 하고 싶은 이유가 분명했었다. 그리고 2학년이 되고 군대를 다녀와 복학하니 성적이 높고 열정이 있는 친구들 비중으로 1학년 때 가졌던 이유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계획과 이유를 찾았고, 그런 친구들이 지금은 임용고시까지 합격해 선생님을 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보기보단 왜 하고 싶은지 왜 그걸 원하는지를 더 많이 물어보고 스스로 질문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마찬가지로 학교에선 꾸준히 후배가 들어오고 있고 그중 절반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절반은 선생님을 간절히 원해서, 그리고 몇몇은 그 외 다른 이유로 입학해 공부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후배들이 졸업해도 그 결과는 비슷했고 왜라는 질문에 이유를 잘 찾은 후배들이 보다 성적이 높고 열정적이었다.


누군가 시킨 게 아니다. 적어도 스스로 해야 할 이유를 만들었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묵묵히 길을 가고 있다.





왜라는 이유는 꿈이라는 단어와도 참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움직이게 만들고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과외를 하거나 강연을 할 때도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고 계신가요? 한 명씩 질문해볼게요"


"저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저는 미용사가 되고 싶어요", "저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왜 요리사가, 미용사가, 바리스타가 되고 싶으시죠?"


첫 번째 질문에서 답을 못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지만 두 번째 왜라는 질문에 답을 못하는 학생들은 굉장히 많이 있었다. 이런 질문을 하면 아직 그런 구체적인 건 생각을 안 해봤어요 혹은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아요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강연을 했던 중, 고등학생 아이들 뿐 아니라 대학생, 성인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도 비슷한 반응이 많이 나온다.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있을 거 같아서 그 일을 하고 싶은 건 기본이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자신의 꿈으로 정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깐. 하지만 이런 기본을 왜라는 질문에 답변으로 생각하고 그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요리사가 되고 미용사가 되고 바리스타가 되면 그다음은 어디로 나아갈 건가? 이미 내가 꿈꾸는 걸 이루고 하고 싶은 직업을 가졌는데 그 후에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의 답변하지 못하는 질문 중 하나다. 만약 어떤 꿈을 꾸고 있다면 왜 그 꿈을 이루려고 하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이유란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자 그 방향에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충분히 극복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같은 질문이다.


자기 전에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떠올려보고 다음 글을 읽을 준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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