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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Apr 10. 2016

오랫동안 사랑하고 싶어

나도 한 사람과 오래 연애하고 싶어.

유독 연애가 짧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동안 가장 짧았던 연애가 1년일 정도로 한 번 사랑하면 오래 유지됐다. 그렇기에 그녀와 헤어지기 전까지는 연애를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는 100일도 못가 헤어지게 됐다. 왜 이렇게 헤어졌을까?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가장 짧은 연애를 했던 이유는 뭘까? 고민하고 생각하던 끝에 혼자서 나름 결론지어봤다. 사랑이나 연애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별과 사랑을 반복하며 느꼈던 걸 적어본다.





연락은 배려가 아니라 기본



연락은 시간이 날 때 해주고 신경 써주는 배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연애를 해보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많이 싸웠던 게 연락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연락을 해주는 건 배려가 아니다. 물론 회사가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고 미팅을 한다면 연락을 못할 수 있다. 정신없을 때 그때 연락해주는 건 배려라고 생각한다. 만약 오늘 너무 바빠서 연락을 못했다면, 그리고 오늘 바쁠 거 같다면 이야기하자. 기본도 못했으니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된다.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그냥 너의 답장 하나를 기다리고 지금 뭘 하는지 관심을 가진 것뿐이다. 연인끼리 관심을 가졌다고 집착이라며 다그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지 않을까?


연락은 기본이다. 하지만 연락이 늦었다고 무작정 화내지 말자. 만약 그 사람이 너무 바빠서 연락을 못했다면, 중요한 미팅이라며 연락이 안 된다면 분명히 서운할 수밖에 없다. 잠깐 화장실 가서 연락이라도 못하나? 밥 먹을 시간도 없었나? 핸드폰 10초 보는 게 그렇게 어렵나? 그렇게 서운해하며 기다리다 그 사람에게 연락이 오면 다짜고짜 따진다. 잠깐 카톡 할 시간도 없었어? 아니 화장실에 한 번도 안 갔어? 나한테 쓰는 10초가 그렇게 아까워? 그 사람이 힘든 걸 알고 있지만 서운함에 못 이겨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힘들고 지쳐있는 그 사람은 이렇게 추긍하는 말에 도리어 화를 낸다. 연락은 기본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바쁘고 피곤해서 연락을 못했다면 이렇게 이야기하기보단, "오늘 고생 많았어 많이 바빴나 봐 피곤하진 않아?", "연락이 안돼서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걱정했어, 목소리에 힘이 없네 내일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라며 응원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들어주면 어떨까? 직장에선 상사한테 치이고 미팅에선 거래처한테 치이는데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치이면 얼마나 마음 아플까. 연애는, 사랑은 상대방이 변화하길 바라면 안 된다. 그걸 강요해도 안된다. 스스로 변해야 하고 상대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느끼고 변화하길 바래야 한다. 그런 만큼 모질게 대했던 내 태도부터 조금씩 변화를 줘보자.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달라진 모습을 눈치채고 먼저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락이 안됐다고 무조건 추긍하고 짜증내기보단.





말 한마디로 천년 동안 사랑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싸울 때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말하게 되고 마음에 없던 가시 박힌 말들도 나오게 된다. 결국 그 가시는 다시 나를 향하고 서로 상처를 입게 된다. 좋은 이야기만 듣고 싶은 맘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따라 우울하고 지칠땐 가끔 차가운 말도 하게 된다. 결국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 말로 싸움이 시작되고 만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그렇게 차갑게 말해" 어쩌면 힘든고 우울한걸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무의식 중에 나온 게 아닐까? 언제는 그런 적이 있었다. 일이 너무 안 풀리고 힘들어서 여자친구에게 나도 모르게 단답 하며 대화를 했던 적이. 하지만 그녀가 나에게 했던 말은 "오늘 무슨 일 있구나, 힘이 없어 보여서 걱정된다. 나한테 말할 수 있는 거면 말해줘 여자친구가 이럴 때 함께 나누기 위해 있는 거 아니겠어?"라며 기프티콘과 함께 내 걱정들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상대도 덩달아 같이 기분이 안 좋아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정말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하지만 그렇게 안될 때도 있듯이 상대가 오늘따라 차갑게 대한다면 말 한마디부터 조금씩 바꿔보면 어떨까? 무조건 알아주길 바라는 것도 아니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솔직하게 대답하고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풀어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만큼 기분 좋아지는 일도 없으니까.


싸울 때도 마찬가지다. 누가 잘못한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가 더 잘못했다가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지금은 싸웠기 때문에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가 지고 들어가면 자존심도 상하고 을이 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이미 지고 들어가고, 자존심을 내세운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 싸움은 좋게 끝날 리가 없다. 만약 싸움이 일어났다면 그리고 내 말이 맞는 거 같다면 무작정 우기기보단 서로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내일 데이트하기로 했는데 하루 전날 이렇게 약속을 깨면 어떡해"라고 말한다면 "나보고 어쩌라고 나도 일 때문에 빠지는 거라 스트레스인데"보단 "갑자기 일이 생겼어. 약속 못 지켜서 정말 미안해. 대신 다음 주 주말엔 이틀 동안 같이 놀자"라고 조금씩 조금씩 서로 납득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보는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사랑하기 때문에 서운해서 싸우는데 헤어질 만큼 다툴 필요는 없다.





10초만 생각해보자



어떤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싸울 때도, 헤어질 때도, 데이트를 할 때도 말하기 전에 딱 10초만 생각해보자. 말 한마디로 사랑이 더 깊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아도 될 싸움도, 이별하지 않아도 될 상황들은 잠깐의 실수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나 역시 그녀에게 해선 안될 말을 했고 그로 인해 이렇게 헤어지게 됐다. 더 많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한 번 심호흡 길게 하고 딱 10초만 생각하고 이야기해보자. 10초의 생각으로 10년이 행복해질 수 있다.





입장을 바꿔보자



사랑하다 보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일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자와 남자의 심리 그런 건 잘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똑같은 사람이라면 내가 기분 나쁜 말에는 상대도 기분이 나쁠 거다. 기분 좋은 말이라면 고민할 거 없이 당당하게 이야기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입장을 바꿔서 들어보자. 정말 나도 같은 상황이라면 내가 하는 말을 인정할 수 있을까? 오래 연애를 하는 커플은 안 싸우는 커플이 아니다. 그만큼 많이 싸우지만 상황을 극복하고 스스로 변화하며 서로에게 맞춰가는 사람들이 오래간다.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왜 섭섭한지 알아야 한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도 이해를 못하겠다면 지금까지 주고받은 대화들을 처음부터 읽어보자. 항상 냉정해지고 후회하며 카톡을 읽게 된다. 그러면 내가 어디에서 실수했는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알게 되고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입장 바꿔도, 카톡을 처음부터 읽어봤지만 그때도 모르겠다면 어떤 질문이든 직접 물어보자. "넌 고작 그걸로 화를 내?", "이런 걸로 왜 화를 내"보단 혹시 이런 이유 때문에 화가 나진 않았는지 아니면 정말 모르겠다고 알려달라고 말해보자. 남자든 여자든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본다면 정말 깊게 고민해보고 입장도 바꿔서 생각해봤지만 도저히 몰라서 물어보는 거다. 그러니 진지하게 물어본다면 차근차근 내 입장을 설명하면서 대화를 해보자.


그녀와 연애를 하면서 싸웠던 이유, 헤어진 그때 그 상황을 생각하다 보니 크게 4가지로 추려졌다. 정답은 없듯이 사람마다 다르고 사랑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지금 쓰는 이 글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연애하고 헤어지며 후회할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들이기에 정리해봤다. 글을 쓰다 보니 참 기본적인 것도 못했구나 생각이 든다. 그녀와 왜 헤어졌는지 그동안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이번 글을 쓰다 보니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싸웠던 원인은 모두 서로를 위했던 마음이 너무 깊어서 그랬다. 그렇기에 상대가 알아주길 바랐다. 몰라주면 서운해하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 서로를 의심하고 멀리한 게 아닐까?



사랑하기에 그랬던 건데,
그녀는 힘들었나 봐.
내 욕심에 중요한걸 잊었어
어쩌면 네가 원한 건
가장 기본적인 것 일 텐데.

_by pu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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