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ding Apr 23. 2016

결혼, 신부에게

잘살아야 된다!

세상을 살다 보면 꼭 잡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만날 수 있는지 내 곁에 얼마나 많이 있는지가 그동안 내가 잘 살아왔는지에 대한 척도가 아닐까 싶다. <당신의 멘토는 누구입니까?>에서 썼던 글처럼 나에겐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이 몇몇 있다. 그중에 오늘 쓰는 글의 주인공은 나와 동갑내기 친구이며 내 인생의 모든 걸 바꿔준 멘토이다. 친구를 멘토로 삼고 내 인생을 바꿔준 사람. 일부가 아닌 23살 이후의 내 모든 가치관, 신념, 경험들을 만들어주고 알려준 사람이다.


2012년 그 친구와 처음 인턴으로 만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멘토의 정확한 의미도 모르고 취업도 아무것도 모르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어떻게 친해진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그 친구에게 마케팅을 배우기 시작했고 사회에서 해본 적 없던 일들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인턴에서 조별 PT도 이겨봤고, 글로벌 프론티어 공모전도 함께 준비를 했으며, 집밥과 비슷한 컨셉의 창업을 시작해보려고 했다. 옆에서 하나씩 하나씩 배우다 보니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을 수 있었고, 결국 창업까지 하게 됐다. 아직도 고민이 있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그 친구에게 연락해서 물어보곤 한다.


친구이지만 내 은사이자 조언자이다. 거창한 사람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도 당당하게 소개해줄 수 있고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꼭 잡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는 이 친구를 잡았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모든 게 변했고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오늘 결혼을 했고,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항상 이 나이 때 결혼하겠다며 이야기하고 다녔던 건 나였는데 나보다 빠르게 결혼했구나. 한참 슬럼프가 왔던 너.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볼까 아니면 해외로 가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해외로 나가는걸 택했지. 그런데 그 선택에서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인연이라는 건 정말 어떻게든 이뤄지는 거 같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그리고 이별했다며 고민상담을 했는데. 벌써 4월이 다가오고 결혼식까지 했네. 오늘 보니깐 나도 다가올 인연을 준비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됐어. 결혼식에서까지 이렇게 느끼고 배우고 가네.


여하튼 오늘 결혼 정말 축하해. 다른 사람 결혼식은 몰라도 네 결혼식은 꼭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잠도 2시간 겨우 자고 원주까지 왔다. 혹시라도 차가 막힐까 길을 잃을까 생각하면서 꽤 일찍 출발했어. 다행히 결혼식 시작하기 전에 도착해서 참 다행이야. 오늘 드레스를 입고 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 내 친구도 결혼을 하는구나 하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게 조금 실감 나더라. 이렇게 나이는 들어도 외모는 참 변한 게 없다. 오늘 봤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신부의 모습이야. 꽤나 커리어우먼처럼 씩씩한 사람이 결혼식 한다고 울기 도하더라. 근데 있지 내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나도 눈물이 조금씩 나더라. 뭐랄까 그래도 인턴 때부터 시작해서 서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던 부모 같은 느낌? 멘토는 너지만 그냥 그런 마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끝까지 있다가 가려고 했는데 신랑이랑, 가족이랑 시간 보내라고 국수만 간단하게 먹고 다시 서울로 왔어. 넌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킨 굉장히 신기한 사람이야. 한국에서 살지 않고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는 만큼 쉽게 이야기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넌 어딜 가도 참 잘 살 거 같아. 오늘 신랑 분도 보니깐 굉장히 좋으신 분 같더라고. 인사해주시는 표정이 말이 필요 없는 정말 좋은 사람. 어떻게 그 멀리서 이렇게 인연을 만나왔는지 참 신기하지만! 이제 네 가족의 인생을 변화시키려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오늘처럼 항상 네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나도 항상 떠들고 다녔던 것처럼 내년에는 결혼할 인연 만났으면 좋겠다. 그땐 내가 맛있는 국수 먹을 수 있게 해줄게. 한참 사랑하는 사람하고 헤어져서 못 헤어 나올 때 해준 조언도 너무 고맙고 앞으는 슬럼프도 없이 축복받는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


화환이라도 하나 보내줄걸 그랬나 봐. 나중에 더 좋은 일이 있으면 그때도 꼭 불러줘. 언제든 찾아가서 축복해줄게. 다시 한 번 결혼 축하해!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킨 너
이젠 한 가정의 삶을 만들어가겠구나.

친구이자,
은사이자,

터닝포인트인 내 친구야,
칭찬에 약한 내 친구야,
경쟁심이 강한 내 친구야,

나랑 내기하나 하자
누가 더 행복하게 사는지.

나를 이기려면 엄청나게 행복해져야 할걸
그러니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렴.

세상에서 가장 예뻤던 오늘,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오늘,
매일매일이 오늘 같길 바랄게.


_by puding



ps. 제 은사가 행복할 수 있게 축복해주세요:D


매거진의 이전글 힘들 때 곁에 있어준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