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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Jun 12. 2016

조심스러워진 사랑 고백

이별 후 찾아온 사랑의 벽

사랑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았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 연인이 되고 가족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가까이서 지내는 그런 사이.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생각하고 잠들기 전 마지막까지 생각하는 이미 하나가 된 사이가 된다. 그런 사랑을 하려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인연이라 생각 들면 고백해야 한다. 첫 만남에선 그녀를 자세히는 모르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계속 그녀를 의식하게 된다. 결국 그녀를 더 알아보려다 못 참고 사랑한다고 말하게 된다. 시작은 누구나 그렇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고 모르는 게 많을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서로 배려하지 못하고 실망하게 되고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멀어지게 된다. 처음 좋아했을 때와 다르게 만나다 보니 싫증이 나기 시작하고 그때 그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서로에게 싫증이 나거나 싸우고 내가 느꼈던 마음이 사랑이 아니기에 헤어진 사람들도 있지만, 나처럼 사랑했음에도 소중한걸 느끼지 못하고 헤어졌을 수 있다. 굳이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면 서로가 서로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보고 그녀와 이별하고 많은 걸 느끼게 됐다. 지금까지 내 연애의 시작은 어땠는지 그리고 헤어질 때 내 마음은 어땠는지 고민해보고 생각해보니 이별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지금에 비해 조금은 가볍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랑했던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진지하고 깊은 고민을 해보지 못했기에 지금처럼 아파하고 벌 받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사랑해"라는 말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만 느껴진다. 이 사람 정말 괜찮다, 이 사람 옆에 있고 싶다,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지금까지 내 연애의 대부분은 이런 마음에서 시작한 경우가 참 많이 있었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지고 함께하면 재미있을 거 같다는 마음, 그리고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마음으로 연애가 시작되고 사랑을 키워가는 게 보통이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조차도 조금은 가볍게 느껴진다. 아니 사실은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는 사랑이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건 거의 불가능한 게 맞다. 그런 만큼 마음이 많이 조심스러워지고 닫혀버린 게 아닐까 싶다.


옛사랑이 떠오르거나 아직 그녀 때문에 마음이 아파 연애를 못하는 건 아니다. 이별이나 사랑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무게를 너무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이 사람과 이별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했고, 서로 사랑을 속삭이던 사람이 작은 계기로 헤어진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바로 지난주까지 웃으면서 떠들던 사람이다. 바로 어제까지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을 속삭였고 잠들기 전 한 번 더 떠올렸던 사람이다. 하루하루 무슨 일을 했는지 밥은 먹었는지 걱정하며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하루 만에 그 사람에 생각에 울음이 나오고 사소한 대화조차 못하는 남남이 돼버리고 만다. 사랑한다고 했으면서 그렇게 남남이 된다. 사랑한다고 말을 꺼냈다면 그 말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헤어짐이나 이별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 찾아오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말의 무게에 책임지고 스스로를 변화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말을 꺼낸 이상 그리고 연애하면서 서로 사랑을 속삭인 만큼 그 사람에게 진심을 다하자고.


아니 진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니 적어도 말의 무게를 알고 조금은 신중하게 고백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이 사람 예쁘네, 이 사람 성격 좋네, 이 정도면 괜찮지처럼 사랑하는 마음도 없으면서 괜찮다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연애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그렇게 아무 사람이나 만나 연애를 한다고 하면 말리지 않지만 그런 연애를 하더라도 연인이라면, 사랑한다면 그 말의 무게를 알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사랑이라는 말의 무게를 깊이 느낀 요즘은 사랑고백을 쉽게 하지 못한다. 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이 조심스러워지고 나뿐만 아니라 그 사람도 다칠까 걱정부터 앞서게 된다. 어쩌면 20살 때 했던 거침없는 연애가 부럽기도 한 게 아닐까 싶다. 조금이라도 좋아한다면 고백하고 연애하면서 사랑을 싹 틔우는 그때가 더 좋을 수도 있다. 마음 어딘가에선 그런 연애를 하는 게 맞다고 말하고, 그렇게 열정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거 같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상처받을 사랑에 걱정하고 아파할 모습부터 생각하는 내가 잠깐 부러워하는 사랑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나 사랑과 사람을 배우고 경험하기보다 앞으로 함께 할 단 한 사람을 만나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 내가 느낀 사랑의 무게는 그런 사람 한 명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쉽게 다가가지도 고백하지도 못한다.



아직도 가끔은 네 생각이 나.
아마 너만 한 사람을 못 만난 거겠지.

그래도 언젠가
사랑이라는 무게에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에게 내 모든 걸 쏟을 수 있겠지.


_by pu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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