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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루 Dec 11. 2023

더제주 송당파크 R점

제주의 문화 공간을 찾아서

 제주도는 한 동네다.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의 섬으로 생각한다. 물론 한라산을 중심으로 각 지역이 독특하게 발전했을지언정 하나의 모토로 바라본다. 섬이라는 것.


 그 섬에 동양에서 가장 큰 스타벅스가 들어섰다. 매장도 크지만 부대시설이 과히 다른 매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폭포가 흐르는 동산이 있고 그 동산을 한 바퀴 돌 수도 있는, 제주의 오름과 곶자왈을 볼 수 있는 경치는 커피와 디저트를 제외한 덤으로 부여되는 배경이다. 입구에 긴 줄이 핫플의 위엄을 드러내고 테이블에는 좋은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사람들의 눈이 바쁘게 움직인다.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산 빵 봉투가 간혹 눈에 띈다. 동부지역의 새로운 코스로 자라리 잡은 모양이다. 비가 오는 월요일 점심에도 찾는 이들로 붐빈다.


 바로 옆 제스코관광마트가 사람들의 구매 의욕을 끌지만 분명히 커피의 공간과는 다른 제주도 특산물 선물매장이다.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여행길에서 비가 올 때 들릴만한 곳이라 생각된다. 여유를 돈으로 사고파는 지금에는 재력이 곧 여유로움이다.


 리저브란(reserve) 따로 마련된, 즉 일반 매장과는 다른 원두와 재료라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과연 거기에 합당할까 생각해 본다. 제주시에서 찾는다면 상당한 거리임에도 찾아올 만 한가? 가격은 적당한가?라는 질문에는 고개가 갸웃거린다. 스타벅스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불편하고 자주 찾을 수없는 곳에 위치한지라 편리성이 떨어지고 가격 또한 일반매장에서 괜찮은 커피 한 잔 사 먹는 가격이라서 별로다. 매장 분위기는 독특하기는 하지만 제주에서는 그리 뛰어난 경관도 아니니 제주사람들에게는 별로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을 거란 추론이 가능하다. 어쨌든 관광객의 입장에서 들릴 수 있는 장소가 추가되니 그들을 상대하는 매장으로서는 우선은 성공한 듯싶다.


  내부 공간에는 작은 미술관을 두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한 점은 눈에 띈다. 작은 미술관 갤러리 바로 앞에서는 '오름에 부는 바람'이란 제목으로 사진전도 열었다. 가끔 파스쿠찌에서도 내부 매장 벽에 건 사진들을 보았는데, 규모가 상당한지라 문화공간을 따로 두고 관람할 수 있게 만든 점은 더제주 송당파크 R점의 우위를 보여준다. 잘했다는 것이다. 칭찬해 주고 싶다.


 제주의 송당은 이제는 상당한 수준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무당들이 많아서 기가 넘치는 곳으로 유명했다면 지금은 카페와 독립서점과 유명 빵집과 문화적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땅에서 나는 당근으로도 유명한 것처럼 다양한 공간에서 창조하는 각종 문화로 제주의 동부지역이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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