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딩 머신
김 산
묶는다 두 겹으로
친친 감기는 것은
시트도 박스도 아닌 우리의 몸
공포감이 엄습한 삶의 고뇌도
두 겹으로 밴딩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 윤택해질까?
우리는 오늘도 우리를
밴딩 머신에 묶어
노동의 현실에 내팽개친다
불편함은 한 겹으로
피곤함은 세 겹으로 묶는
밴딩기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발의 리듬에 맞춰
못 감을 것이 없다는 듯
쉬지 않는 냉혹한 기계는
우리의 자유도 밴딩을 한다
생각의 여유로움도
자연스러운 배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