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동자라는 이름은

한 편의 시

by 모루

2024, 노동자라는 이름은


김 산



태양을 등지며 사는 사람들


일상이 매뉴얼로 반복되어


빛이 떠오를 무렵부터


노을 어스름 맞으며 퇴근하는 이들



증기기관차 닮은 연속기가 뱉어내는


숙명의 굴레에 매여


시간의 거미줄이 죄어오는


작업의 틀에서 바둥대며



동굴 속으로 더 깊이


뿌연 먼지 속에 자신을 내던져


말소리를 묻는 거대한 기계음에


하루가 매몰되는 노동자들



편의성은 사라진 지 오래


불편함이 익숙해질 무렵


온몸에서 알리는 삐걱대는 경고음


잔인한 노동의 무게감에



정작 자신의 옷은 세탁할 수 없고


현실의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없어


퇴근할 때에만 웃음을 보일 수 있는


태양을 마주할 수 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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