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 역사
김 산
참 이상하게도, 산 하나를 두고
세상은 둘로 나눠진다
안개 덮인 산등성이 숲 터널을
통과하면 윤슬 바다를 볼 수 있듯
신을 두고도 두 세상이
적대적으로 갈라진 걸 보면
솟아난 숭배의 대상은
늘 논란거리가 따라다닌다
산과 신은 워낙 영험한 존재라서
오르려 하고 곁에 다가서려 하면
벼랑과 벼락으로 그 오만에 경종을 울리니
그제야 사람들은 순종을 배운다
참 이상하게도,
두 존재는 원래 하나인데
고결하고 늘 신비로워서 사람들은
교통의 미혹을 이겨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