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마법에 걸린 사람들
아무도 안 찾던 외로운 섬에
하늘길 열려 신이 난
설문대 할망 노망에
변화무쌍한 날씨
한 달 살기 하면
알 것 같기도 한 화산섬이
십 년 넘게 살다 보면
딱 무릎을 치는 탐라가 된다
아래 아가 여전히 유지되어
몽골 초원이 연상되는 목장에
해안 마을은 굿 장단에 시끄러워
마을 퐁낭의 위세는 점점 더 외경스럽다
오름 하나씩 품은 밭담 마을에선
어디서나 한라산이 보이지만
해변의 모래 색은 제각각인
이국적이며 이색적인 섬
갈칫국 각재기국 멜조림 몸국에
갈옷 해녀복 요사스러운 고사리 복장까지
맨발로 해변 걷기가 일상이 되면
이젠 떠날 수 없는 마법에 걸린 육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