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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습

한 편의 시

by 모루

습습

”습습 “

아침을 타고

내려오는 소리


말똥말똥한 두 눈 부릅뜨고

소리 나는 쪽을 보아도

어젯밤 흘린 눈물자국처럼

사라져 버린 슬픔처럼

모아졌다가 흩어지는

지긋지긋한 내 고민처럼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숨바꼭질 주인공은

주변에서 계속 울어댄다

”습습 “

제법 차가워진

공기 뚫고

요리조리 분주하게 오가다

눈에 띈 곤줄박이 한 마리

그 위에 까치 두 마리

그 위에 솔개도 나란히


‘나’를 뚫어지게

내려다보는

공기 맑은 아침에

잠포록한 어제의 없던 기운마저

샘솟게 하는 눈부신 햇살 때문인지

나무와 같은 습성 때문인지


나비 같은 꿈 좇아

키 큰 야자수처럼 우뚝 선 기세로

푸른 생을 노래하고만 싶어서

나도 소리 내어 ”습습 “

곤줄박이도 되받으며 ”습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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