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칸나의 겨울나기

한 편의 시

by 모루

칸나의 겨울나기

어제 칸나의 심장을 훔쳤다

묵은 시간을 먹고 자란 죄,

무의식의 껍질을 벗겨내

바람이 들지 않는

백색 공간 화단에

손가락 한마디의 구멍을 뚫고

한 알씩 넣는다

사선의 햇살 무늬가

눈 부신 겨울 아침

우쿨렐레 소리가 들리던

감미롭던 새벽

나긋이 눈 감고

소망의 원기를 담아

땅을 바라본다

색 바랜 심장과

끝이 뭉뚝해진 시선을 뒤로한

한파의 그믐밤은 지나가고

오늘 두 알의 희망을 심는다

가족의 사랑에

나라의 안녕에

마음을 담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