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석류
김 모루
오가며 늘 들떴다
네 곁을 지날 때면
궁금했다...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해풍을 맞으며
한겨울 속에서
네 고독이 검붉게 익어간다
손길을 거부하는
네 사유가 내게도 박혀
같은 종자(種子)를 만난 듯
기뻤고 슬펐다
오가며 늘 감사했다
네 곁을 지날 때면
궁금했다...
너의 향긋한 내음은
어디서부터 인지
달빛을 맞으며
한파 속에서
네 얼굴이 발갛게 붉어진다
네 향기가 내게도 스며들어
같은 본향(本鄕)을 만난 듯
슬펐고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