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한 편의 시
너울, 그 너머
김 모루
우쭐거린다
오늘의 파고(波高)에
멀리서 분 바람에
우리의 목이 꺾일지언정
흔들거린다
어제의 욕망은
매너리즘의 정점인 오늘과 만나
파열(波列)에 휩싸이네
어제의 나도
오늘의 너도
부대끼며 상존하는 한 지점에서
윤슬로 아른거린다
우리의 빛들은
아련한 아름다움을 남기고
파국적 종말로 사라질지언정
쉼 없는 생성과 소멸로 사랑스럽다
바다의 경계선에서 선 우리에게
파도는 끊임없이
사랑과 분노를 분출하지만
적멸(寂滅)로 혼돈은 사그라든다
해안에 큰 바람 일 때만
너의 파향(波向)은
오늘 시큼한 우리 심장에
너울이라는 큰 입김으로 다가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