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흔드는 아침
김 모루
노랗고 보랏빛 갯무꽃이
바람에 아렴풋한 아침
꽃밭 사이로 멀뚱한
멀구슬나무에는 누런 열매가 대롱거리고
오선의 악보를 그은듯한
전깃줄에 앉은 딱새들 노래가
아침을 흔들어댄다
비구름을 몰고 온 남서풍이
먹장막을 하늘에 펼치는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몸에 생기를 풀무질하는 공간에
고정된 못 빼어내어
느슨해진 마음이
흔들리는 아침에
더불어 흔들거린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월간시' 윤동주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바람의 노래>를 냈다. 동인지 <슬픔은 나의 꽃> < 혼자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