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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기 시대

인문학의 역사적 관점

by 모루

철은 청동보다 단단하면서 가벼워 낫과 보습 같은 농사도구를 만드는 데 매우 유용하였다. 또한 칼과 화살촉 등 무기로 이용되면서 정복전쟁을 가능케 하였다. 중국의 경우는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철기가 보급되었고 지중해권 문명에서는 히타이트와 아시리아, 아리안족들이 강력한 철기를 중심으로 청동기 문명을 파괴하게 된다. 메소포타미아는 히타이트의 침략에 무너지고 히타이트는 강력한 철제무기인 칼과 마차, 말의 편자와 방패를 앞세운 아시리아에게 정복당한다. 인더스 문명은 철제 무기를 앞세운 아리아 인의 침략에 의해 멸망하는 등 청동기 문명은 철기에 의해 철저히 지배된다.


우리 (고) 조선의 경우에도 철기를 앞세운 위만에 의해 조선의 준왕은 도망치게 되고 지배층의 교체를 통해 위만조선으로 이어지는 걸 보면 철기의 위력은 가히 대단하다. 사실 철은 청동에 비해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1000도 이상의 화력을 통해 철은 생성된다. 때문에 철광석을 녹이기 위해서는 숯과 풀무가 꼭 필요했다. 이런 제련 기술은 우연하게도 지리적인 여건에 의해 탄생되었다. 높은 고원지역에서 풍력을 이용한 자연적 풀무질이 철의 제련에 도움을 주었고 이런 철기 기술은 오늘날 반도체 기술처럼 비밀을 유지해 오며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울 수 있었다. 즉 문화의 풍요로움과는 또 다른 별개의 것이었다.


철기문명은 청동기 문명을 흡수하며 더 강력해진다. 아리안 인들이 인더스의 드라비다 족을 지배하면서 카스트 제도를 만들고 브라만 교를 탄생시켜 사회와 질서를 지배해 나간 것을 보면 문명의 힘이 이해될 것이다. 그리스 지역에서도 문화를 꽃피운 크레타 문명에 이어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세워진 미케네 문명을 발칸 반도 북쪽에 거주하던 도리아 인들이 철기를 앞세워 파괴시켰다. 이로 인해 화려했던 지중해 문명은 암흑기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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