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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세상

오늘의 시

by 모루


마법의 세상


모루


딸그락딸그락


아이스메이커에서 얼음 몇 조각이 떨어진다

보석 같은 그것이 모두 돈이라면


타라튤란 닮은 여섯 개의 집게손이

전정된 생각들을 꼬집는 한낮


물끄러미 차도 건너편 ESS 저장소

공사 현장에 정신이 몰입된다


빈 도로에는 어제의 유령들이 아지랑이 되어

바람 타며 훑고 지나간다


또르륵, 또르륵


등골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발전소 열기에 볕의 열기가 더한 결과다


굴삭기 소리, 터빈 도는 소리,

세상 돌아가는 소리가 모두 헛헛한데


생각은 심연의 바다 밑에 잠겨 있고

십만 룩스의 밝은 초현실 세상이 눈앞에 놓여 있다


빨강과 하양을 나누는 노란 띠의 벤이 지나가고

문을 닫는 순간, 마법의 세상은 사라진다


다름의 차이가 공간으로 나뉘는

불합리한 곳에서 우리는


소음이 소름으로 전율하는

가시 돋친 선인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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