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은밀한 유감(遺憾)
김모루
얼굴의 중앙에 코가 있듯
냄새는 세상의 중심이지
어제의 코가 아래를 향하듯
네 기억도 땅끝을 쓸고 있다
냄새는 기억을 현혹하여
코와 눈에는 눈물이 흐르지
미묘한 감각의 자극이여
감정의 향기에 휩싸이네
뇌와 동행하는 친구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놓여서
사건의 징후를 바라보지만
늘 네 은밀함에 유혹당한다
오늘, 우리의 삶에는
무슨 방향제를 뿌릴까
너의 냄새에 중독된 나에게
시대의 체취에 매몰된 우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