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의 유랑민들에게
여름의 얼굴
담팔수 그늘에서
폭포 소리를 들으며
나폴대는 나비 날갯짓을
무심히 바라본다
섬에는 자글거리는
여름이 무성하여
인파는 바다에서 숲으로
숲에서 계곡으로
몸을 가릴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가릴 곳 하나 없는 섬 아닌가
무더위는 세 번이나 엎드려야 지나가는데
물 찬 제비처럼
여름의 얼굴에 물 파장 일 수 있다면
푸름을 더 푸르게 맛보아
용천수처럼 시원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하늘거리는 풀잎 사이로
비늘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지면
여름은 피서란 이름으로
기후 위기의 유랑민을 서늘한 곳으로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