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하여

by 풍경

1

드넓은 바닷속으로 뛰어들어라

조심스럽게 발끝으로

거친 파도를 느껴보라

두렵다고 생각하면 더 두렵다

삶의 크고 작은 파도가

물밀 듯이 밀려올 때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달려드는 파도와 하나가 되어라


몸은 의외로

순간적인 타이밍을 알아

파도를 타고 우뚝 선다

순간을 타고 넘어

파도가 이끄는 대로 내맡기면

오히려 바다의 핵은 고요하다



2

뜨거운 삶 속으로 뛰어들어라

조심스럽게 발끝으로

삶의 온도를 느껴봐라

뜨겁다고 소리치면 더 뜨겁다

삶이 송두리째 타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이 몰려올 때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두 발을 천천히 삶 속에 담가보라


삶은 의외로 바깥보다

중심으로 들어갈 때

불같은 뜨거움이 사라진다

중심 자리에 앉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푸욱 담가보면

오히려 삶의 핵은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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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목욕탕에 가면 어머니는 꼭 뜨거운 탕 속으로 나를 집어넣었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괜찮다고 꼬드겨서 무방비 상태로 펄펄 끓는 가마솥 같은 탕에 들어갔다가 너무 뜨거워서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어린 나는 어머니의 억센 손으로 떼를 밀어 홍당무가 된 내 살갗처럼 어머니의 새빨간 거짓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내 기억의 목욕탕은 그리 달갑지 않은 공간이었다.


천천히, 가만히 앉아있으면 뜨겁지 않다던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님을 알기까지는 무수한 경험으로 서서히 마음의 두려움과 불신이 사라지면서부터였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무수히 크고 작은 파도가 무턱대고 달려들어 내 삶을 위협하는 것 같지만 그 파도와 하나가 되면 의외로 바다와 같은 고요와 마주한다.


돌이켜보면 내게 닥친 일보다 그 일로 인한 마음의 불안과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더 삶을 가로막았던 것 같다. 그 마음의 바닷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파도 속으로 가라앉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눈앞에 닥치는 크고 작은 삶의 파도 앞에 의연하게 대처할 줄 아는 중심을 바로 세우려면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삶과 직면하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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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에 대하여 / 2021. 9. 18.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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