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Persona

by 풍경

붉은 색 가면을 쓰고

바라보는 세상은

언제나 붉었다

그 세상은

견고한 요새처럼

붉음을 벗어난 푸름은

반역이었다

비지땀으로 뒤범벅되어

붉은 물이 벗겨지니

붉게 치장한 나의 세계에

균열이 생겼다

거추장스런 완장과

가식假飾의 미소와

교언巧言으로 이지러진

거울 속의 흉물은

진짜 내가 아니었다

실오리 하나 걸치지 않은

민낯의 세계는

텅 비어 맑은 영혼만이 산다

그곳에 진짜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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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개성(個性, personality)을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말하지만 그 어원을 살펴보면 ‘페르소나(Persona, 가면)’이다. 오히려 진짜 나가 아니라는 말이다. 요가수트라에 보면 ‘누군가가 열쇠구멍으로 바라보면 개성이 들어오고 가장假裝이 시작된다.’는 표현이 있다. 즉 개체성(개인성)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면 개성은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도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다. 사회적 역할이 많을수록 페르소나도 여러 개일 것이다. 집을 나서는 순간 그럴싸한 가면을 쓰고 직장으로 학교로 향한다. 그곳에서 나는 제왕처럼 권위를 드러내기도 하고 여왕처럼 교양과 우아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페르소나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온종일 거짓 나로 사느라 에너지는 다 고갈되어 기진맥진한 채 쓰러진다.

페르소나는 가면일 뿐인데 거기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진짜 나라고 착각하며 산다. 개성, 외부, 껍데기, 주변에 관심을 가질수록 삶은 일이 된다고 했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일이 되어 근심을 쌓아놓고 산다. 자연은 아무런 목적 없이 즐기기에 근심이 없고 미추美醜도 없고 시비是非도 없다. 그렇기에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지며 새들은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자유롭게 비상한다.


아침에 보니 베란다에 있는 알로카시아의 잎 끝에 이슬이 맺혔다. 알로카시아는 하루 정해진 수분만 몸에 저장하고 나머지는 배출하는 식물이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과욕을 부리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순수함, 어쩌면 그 모습이 아무것도 겉치장하지 않은 가장 순수한 진짜 나의 모습이 아닐까.

[가면 사진출처 : daum 블로그 이미지]


# 페르소나 Persona / 2021. 9. 30.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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