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줄기로도
쉽사리
꺾이지 않고
여리한
꽃잎으로도
어설피
기죽지 않는
분홍빛 순정이여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정처 없이
흔들려도
세월의
모진 풍파
의연히 넘어서서
다시금
꽃을 피우는
강인한 여인이여
분홍빛 코스모스가 가을 바람결에 손짓을 한다. 코스모스는 연약한 외형과 달리 태풍으로 쓰러져도 줄기의 중간에서 뿌리를 내고 또 일어나서 꽃을 붙이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이라고 한다. 가느다란 줄기를 지녔음에도 두 발을 굳건히 뿌리내리니 바람과 하나 되어 너울너울 춤을 추는 모습이 단아하다. 삶의 완성인 개화를 축하하는 것일까. 쇼팽의 왈츠 7번에 맞춰 우아하게 춤을 추는 여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 코스모스 / 2020. 10. 4. punggyeong